여유 좀 부려보자.

by Traum

24시간을 초단위로 쪼개어 쓰는 매일.

하루에 한 끼도 제대로 못 먹는 매일.

자는 시간에도 깨있는 듯 깊은 잠을 못 자는 매일.


/


방학 동안만큼은 계획하지 않은 하루를 살아보겠다고 다짐하였으나, 그럴 수는 없었다.


많은 아이들이 찾아줌에 감사하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웃음과 열정을 보면 없던 힘이 생겨난다.

그 많은 아이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 힘이 계속해서 솟아남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


오늘은 날이 흐릿한 전형적인 독일 날씨로 시작하더니,

결국 비가 온다.

오랜만에 비를 보니, 빗소리와 비냄새가 어색하다.

비를 보다니! 그래봤자 3주 만인데...

어째 햇빛이 오래간다, 싶었다.

가을이다.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그 시간이 돌아왔을 때의

그 느낌이다.


/


읽고 싶은 책을 펴고,

아이스커피가 아닌 따뜻한 커피를 들고,

가장 편안한 자세를 맞추어 기대어 앉았다.

작은 아들이 너무 신기하게 또 기분 좋게 엄마를 바라본다.

"엄마, 일어나지마!" 를 덧붙이며 ^^


세상 어색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으면 될 것을,

머리로는 알겠는데 몸이 안 따라준다.


금방이라도 일어나서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계속 앉아있으려니 여간 이상한 게 아니다.


갑자기 온갖 생각이 다 난다.

1초마다 쫓기듯 움직여야만 하는 내 생활은 당연하고,

모든 것이 영화 필름 지나가듯 떠오른다.

책에 집중이 안된다.

낮의 고요함과 여유는 너무 익숙하지 않다...


/


내일 오후 반드시 다시 도전해 볼 것이다!


12도의 밤바람이 시원하다.

갑자기 낮기온 38도에서 18도로 내려가더니,

하루 만에 아침저녁으로 가디건을 안 입으면 춥다.

기나긴 가을이.. 시작된 것 같다.


12시가 다 되어가는 초가을 밤, 지금.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하지만 괜찮아! 다 지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