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이렇게 돈을 버는가?

숫자, 구조, 그리고 알파벳이라는 선택

by 신피질

우리가 흔히 “구글은 광고 회사”라고 말할 때, 그 말은 사실이면서도 본질을 가린다. 숫자를 보면 그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3.8조 달러 수준에 이르렀다. 2024년 연매출은 3,400~3,500억 달러, 순이익은 900~1,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종업원 수는 약 18~19만 명 수준이다.

기존에는 검색 광고기반 회사였지만, 지금은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플랫폼 사업 확장이 시총을 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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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대상으로 삼성전자를 보면 차이는 더 선명해진다. 삼성전자의 2025년 말 현재 시총은 6,000억~7,000억 달러이고 2024년 연매출은 약 2,000억 달러 안팎, 순이익은 업황에 따라 크게 변하지만 수백억 달러가 아니라 수십억 달러 단위로 움직인다. 종업원 수는 25만 명 이상이다. 매출만 보면 두 회사 모두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이익의 절대 규모와 시장이 평가하는 가치는 전혀 다른 차원에 있다.


이 차이는 경영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물리적 성격에서 나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라는 장치산업을 기반으로 한다. 더 팔기 위해서는 공장을 더 지어야 하고, 설비 투자를 늘려야 하며, 공급망 전체를 관리해야 한다. 매출이 늘수록 비용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반면 구글의 광고와 플랫폼 사업은 한 번 만들어진 알고리즘과 데이터센터 위에서 거의 무한 반복된다. 검색이 늘어나도 공장을 새로 지을 필요는 없고, 유튜브 조회가 늘어도 원가가 비례해 증가하지 않는다. 이것이 구글의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커질 수 있는 이유다.


구글의 광고는 ‘노출 산업’이 아니라 ‘예측 산업’이다. 사용자가 검색창에 남긴 몇 개의 단어, 지도에서의 이동, 유튜브 시청 기록은 모두 다음 행동을 예측하기 위한 데이터가 된다. 광고주는 그 예측의 순간에 비용을 지불하고, 구글은 그 거래를 거의 자동으로 중개한다. 이 구조는 사람을 많이 쓰지 않고도 전 세계에서 돈을 벌 수 있게 만든다. 그래서 종업원 수는 삼성보다 적지만, 이익은 훨씬 크다.


이렇게 막강한 현금 창출 구조를 가진 회사가 왜 굳이 2015년 Alphabet이라는 지주 구조를 만들었을까?

당시 ‘구글의 검색 광고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고, 구글 독점에 대한 EU 등의 제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검색과 광고는 이미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고, 회사 내부에는 딥마인드, 자율주행, 생명과학 같은 돈은 안 되지만 미래를 좌우할 사업들이 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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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모든 것을 하나의 회사 안에서 관리하기 시작하면, 모든 질문이 결국 이렇게 수렴된다는 점이다.

“이게 광고 매출에 얼마나 기여하는가?” 래리 페이지는 이 질문이 계속되는 순간, 미래는 질식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구글을 키우기 위해 알파벳을 만든 것이 아니라, 미래 실험을 보호하기 위해 구글을 하나의 자회사로 내려놓는 선택을 했다. 알파벳은 지주회사가 아니라, 시간축을 분리한 조직 구조였다.


오늘의 돈을 버는 구글과, 10년 뒤를 탐색하는 딥마인드·웨이모·베릴리를 같은 KPI로 평가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이 과정에서 래리 페이지는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흔히 이를 “은퇴”라고 표현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역할 교체다. 페이지는 기술과 미래에 대한 상상력에는 탁월했지만, 거대 플랫폼이 감당해야 할 규제, 정치, 사회적 책임에는 적합한 인물이 아니었다. 대신 그 자리를 맡은 사람이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다.


피차이는 화려한 창업자가 아니다. 인도 출신의 엔지니어로, 크롬과 안드로이드, 검색 조직을 차근차근 성공시킨 운영형 CEO다. 그의 강점은 비전을 외치는 데 있지 않고, 복잡한 조직을 안정적으로 굴리는 데 있다. 그가 Google CEO를 거쳐 Alphabet CEO까지 겸임하게 된 것은, AI가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제품과 바로 연결되는 단계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미래와 현재를 다시 한 사람의 판단 아래 묶을 필요가 생긴 것이다.


구글의 조직 문화가 여전히 선진적으로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회사의 자유는 복지나 복장의 문제가 아니다. 실패가 곧 경력의 흠집이 되지 않고, 아이디어가 보고서가 아니라 프로토타입으로 말하는 문화, 직무와 부서를 넘는 소통이 자연스럽게 설계된 구조가 핵심이다. 이러한 문화가 있었기에 검색 회사였던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만들었고, 지도와 번역, 유튜브를 하나의 생태계로 엮을 수 있었다.


알파벳 체제 이후 구글이 밀어붙인 신규 사업들은 방향이 분명하다. 딥마인드는 알파고와 알파폴드를 통해 AI가 인간 사고와 과학 연구에 어디까지 들어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고, 자율주행 웨이모는 AI가 물리 세계에서 책임을 지는 실험을 하고 있다. 생명과학 조직들은 인간의 수명을 다루고, 로보틱스와 Physical AI는 계산을 현실의 움직임으로 연결한다. 이 모든 사업은 단기 수익보다 미래의 기준선을 먼저 만드는 시도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결국 알파벳은 “사업을 많이 벌이는 회사”가 아니다.
미래에 중요한 영역이 어디인지 먼저 정의하고, 그 영역을 학습하는 시스템으로 넘기려는 회사다. 그리고 그 선택은 이미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막대한 이익은 결과이지, 목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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