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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배우가 되는 행위다.

한 배우는 자신의 직업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여러 직업과 사람의 역할을 연기하며,
여러 번의 삶을 살아서 좋습니다.'



저런 직업이 부러웠다. 옷 핏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정체성을 피팅해 보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그런 기회가 없다면 일일이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경험해 봐야 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배우만 그런 혜택을 가지진 않았다. 책을 읽고, 글 쓰는 평범한 나도 그런 혜택을 누리는 게 가능하다. 바로 필사다.



나는 백지에 생각을 글로 쓰지 못했을 때, 연습했던 게 필사였다. 그리고 직접 노션으로 만든 독서 기록장의 시스템에도 필사 기능이 들어간다.



필사는 역지사지를 더불어, 가이드가 된다. 마치 볼링을 입문하는 청년이 치는 방법을 모르니, 전문가가 알려주는 코칭대로 친다면 실력은 점차 상승한다.



필사를 할 때는 글을 쓴 작가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작성했는지 생각하면서 써보면 두 눈으로 보지 못한 새로움을 발견한다.



아이를 낳기 전보다, 낳은 후 부모의 역할을 이해하며 다시금 위대함과 감사함을 느끼는 현상처럼. 내 경험상 필사는 작은 위대함과 감사함을 선물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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