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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어머니의 조언

개똥철학 시리즈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 18살부터 생겨난 이 질문은 내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덕분에 19살 땐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 좋아하는 일은 스스로를 몰두하게 만들고,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를 만들어줬다.



18살,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다가오는 20살. '사회라는 정글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느꼈다. 무쓸모한 존재가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사물도 필요 없으면 버려버리는 성격을 가진 자신이 20살이 된다면 쓸모없어진다니.



대다수 친구들은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진로 결정을 했다. 나는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그럴 수도 없었으니까. 우리 부모님은 떳떳한 직업이 없었다. 실패한 사업가 아버지는 반 백수였다.



어머니에겐 늘 질문했다. '난 20살이 되면 뭐 할까?' 이어 대답하셨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



이 답변은 반갑지 않았다. 내 시험지를 누군가 풀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정답이 뭐냐고 물었더니, 질문을 다시 준 기분이었다. 한 편으론 부모님의 무능함을 느꼈고, 정말 원망스러웠다. 다른 친구의 부모님들이 비교 대상이었으니까.



지긋지긋한 원망과 무능함에 빠져, 현실을 회피하기엔 2년 뒤 20살인 나이였다. 더 이상 이 늪에 빠지고 싶진 않았다. 어머니의 조언은 내 정신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이 바뀌었다.



수많은 적성 검사와 직업 설명회, 선배들의 세미나를 약 130시간을 들었다. 여기서 좋아하는 일을 서서히 정의하게 된다. 내게 좋아하는 일이란 행복한 일이었다.



그럼 행복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싶었다. 돌이켜보니 내게 행복은 타인에게 선물할 때였다는 걸 깨달았다. 더군다나 요리는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주는 거니까 더 행복하다는 걸.



이 계기로 F/B 산업에서는 27살이 된 지금까지도 일을 한다. 이어 아직도 질문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꿈의 조각을 하나하나 모아, 스스로를 빚어가고 있다.



어른이 된 지금, 원망했던 어머니의 대답은 내 인생을 바꿔준 나침반이었다.



육체와 정신이 살아있는 한, 나는 스스로 재미있게 하는 일을 찾아 항해할 예정이다. 이런 지독한 습관에 맛 들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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