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감이 든 어느 날

가끔은 회의감이 드는 날이 찾아온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다.



평소처럼 읽었던 책을 만들었던 독서 노트에 발췌하고 있었다. 나는 읽은 책을 데이터화시켜서 필요할 때 꺼내 읽으면서 나만의 지식 자본을 쌓고 있었다. 그렇게 가공한 지식은 때로 콘텐츠로 써먹기도 했었다. 꾸준히 발췌를 하면서 회독을 하던 오늘. 문득 알 수 없는 감정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발췌해서 모은다고 하더라도 써먹지 못하면 자본도 아닌데'

'더군다나 콘텐츠가 될 지식들도 아닌데'



기분 나쁜 감정을 느끼는 순간, 나는 더 이상 키보드를 칠 수가 없었다. 바로 노션도 꺼버리고, 책을 덮어버렸다. 그리고 평소엔 매일 책을 들고나가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들고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조금을 걷다 문득 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살고 있는 거지?'



이어 여러 생각이 찾아왔다.

'난 더 이상 남들의 비난과 목소리가 아무런 타격이 없어졌다. 나를 향한 삿대질마저도 장전된 총 같지 않아 졌고 외부의 신경을 끄니 오로지 스스로 존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졌다.'


'좋은 차를 탄다는 욕망으로 살아간다면 과정까지의 삶은 고귀하겠으나, 욕망이 없다면 진실하지 못하다. 욕망이 없다면 삶을 고귀하게 만들 수 없는 스스로의 모습은 참 비참하다.'



그렇다. 오늘은 문득 '왜 사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든 이유도 있을 것이고, 이런 질문을 던진 이유도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삶은 언제나 내게 숙제를 던져준다. 그리고 난 학생처럼 풀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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