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과 몰입이 필요할 때 나는 음악을 꺼둔다. 책을 읽거나, 설교 준비를 할 때 특히 그렇다. 음악이 날 잡아끌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풍경이 눈을 사로잡듯, 멋진 음악은 순식간에 마음을 휘젓는다.
며칠째 설교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본문을 펼치고, 자료들을 찾아 읽고, 묵상하며 노트의 몇 페이지를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허리도 아프고 머리도 지끈거린다.
환기 위해 cd를 찾아 재생했다. 기돈 크레머가 연주한 “HOMMAGE A PIAZZOLLA” (피아졸라 예찬)라는 탱고 음반이다. 생존하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칭찬을 듣는 기돈 크레머가 탱고의 전설인 피아졸라의 곡을 연주한 매력적인 음반이다.
연주가 시작되고 난 후 내 몸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활이 마음을 켜고, 비브라토가 감정을 뒤흔든다. 고음과 저음을 오갈 때 기쁨과 슬픔이 내 안에서 뒤섞이는 것을 느꼈다. 마치 내 몸 전체가 하나의 악기가 된 것 같았다. 춤을 위한 음악이니 각 트랙의 곡이 연주될 때마다 이 곡에는 어떤 춤을 출 수 있을까 상상해본다. 구슬픈 음악, 처절한 연주에는 바닥을 천천히 쓸어가며 애달픈 몸짓을 하는 무용수를 상상해보다가, 활기찬 반도네온이 벌렸다가 모으는 소리에는 사뿐사뿐, 폴짝폴짝 경쾌하게 몸을 휘감는 춤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오늘 내 기분에 맞는 춤은 무엇일까?
때로 내 맘을 표현할 말을 찾지 못했을 때 몸은 뜨거운 언어가 된다.
날 밀고 당기는 선율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나의 춤을 춰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