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할 때 당연히 알아야 했던 4가지

중소기업 4년 경력 개발자 이직을 도운 통찰 4가지

by 상영

안녕하세요. 2년 6개월의 긴 시간 끝에 이직에 성공했습니다. 퇴사 전 2년은 설렁설렁 준비했다지만, 생각보다 많이 길어져 고생을 좀 했습니다. 100군데를 지원해도 서류 통과는 2건. 그중 하나는 면접 제안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후 수십 군데를 추가로 지원하여 총 3번의 면접을 치렀습니다. 면접에서 혼나듯이 나오며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 건강하다는 말을 들어왔지만, 어느 날은 대상포진에 걸려 아프기도 했습니다.


퇴사 후 5개월이 지나 그동안의 고민과 생각들이 결실을 맺듯,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때문인지 서류 지원부터 첫 퇴근까지 1개월도 걸리지 않았네요. 돌아보면, 나름 열심히 잘해왔지만 방향을 잡지 못한 탓으로 생각됩니다. 중소기업에서 다른 중소기업으로 이직한 것은 매력적이지 않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너무나도 만족 중입니다. 새로운 업무와 인연에 묵직한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고, 학구열이 불타오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사나이 가슴이 뜁니다!!!


여기서부턴 '하십시오'체보다 '한다'체가 어울릴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


1. 채용시장에서 구직자는 영업사원이고, 회사는 고객이다.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곧 상품이다.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부터는, 이력서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 회사가 듣고 싶은 말을 적기 시작했다. 내 능력을 정갈하게 나타냈고, 많은 양의 이력서를 읽을 인사 담당자를 위해 가독성을 고민했다.

이력서에 쓰인 문장마다 직무와 연관 지어 매력적으로 보이게 나타냈다. 이것은 허풍과 거짓을 적으라는 것이 아니다. 채용공고에는 어떤 회사인지와 자격 요건, 우대사항이 나온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을 유추할 수 있다. 그 업무를 이력서에서는 해낼 수 있게 보여야 하고, 면접에선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


2. 이력서, 자기소개서, 경력 기술서, 포트폴리오

이력서를 쓸 때 도움이 됐던 생각을 전달하겠다. 주관적일 수 있지만, 나름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한다. 웹 쇼핑몰에서 모니터를 구매할 때를 떠올리기 바란다.

- 이력서 : 모니터 검색했을 때 나타나는 스펙, 가격 등 요약정보. 사진, 경력, 학력, 자격증 등 (광고 아님)

쇼핑몰 '다나와'에서 모니터 검색했을 때 하나의 ROW


- 자기소개서 : LG 브랜드 스토리. 인성과 열정, 메타인지와 개선 노력 등 (샤넬의 '패션은 변하지만 스타일은 영원하다', 파타고니아의 '지속가능한 환경' 등)

LG 브랜드 스토리.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준다' [ https://www.lg.co.kr/about/ci/story ]


- 경력기술서 : LG의 그동안 성과. 본인이 실제로 기여한 바를 적으면 된다. 정성적으로 나타낸 것은 주관적으로 해석해야 하니 피곤할 수 있다. 정량적인 숫자로 나타내어 읽는 사람을 배려하자.


- 포트폴리오 : LG 전자의 다른 제품들. 아래의 제품들을 만들 능력이 있다면 전자 제품은 무엇이든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 개발자로 예를 들면, 현재 운영 중인 웹사이트나 앱, Github의 소스코드가 될 수 있겠다.

LG전자 공식 사이트. 가전제품하면 LG를 알아주는 것 같다. [https://www.lge.co.kr/m/home]


3. 면접 준비 기본

면접을 준비 없이 평소 모습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꼭 보기 바란다. 그냥 바란다. 물론 내 주관적이지만,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비유다.

- 간단(1분) 자기소개 : 면접자가 하고 싶은 아무 말이나 하는 것이 아닌, 직무와 관련하여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기회

- 지원동기 : '돈 벌러 왔습니다'가 아닌, 회사에 대한 관심과 어떤 니즈가 있는지 말할 수 있는 기회

- 이직사유 : '전 회사가 별로였다', '이 상황이 오면 똑같이 이직하겠습니다'가 아닌, 이 회사의 방향성과 문화가 내가 그동안 아쉬웠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 말할 수 있는 기회

- 성격 장단점 : '완벽한 인간입니다', '딱히 없습니다'가 아닌, 솔직함과 직무 관련한 개선 노력을 보여줄 기회

- 연봉협상 : '알아서 주세요', '많이 주세요'가 아닌,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가치와 시장 시세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대화하는 자리

- 5년 후 계획: 단순 '전문적인 시니어가 되겠습니다'가 아닌, 이 회사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기여할지 자신의 비전을 보여주며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

왜 내가 이렇게 나타냈을지 회사나 면접관의 관점을 한 번은 고민해 보기 바란다.


4. 연봉과 성과급 이해 기본

이제 생각해 보면 연봉 협상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 가치와 시장 가격을 알고, 상대방과 조율하는 과정이다. 어느 정도 비슷할 것이다. 말만 잘한다고 연봉이 높은 건 아니다. 감이 안 잡힌다면 다음의 비유를 참고하기 바란다.

연봉은 미래에 대한 투자, 성과급은 과거에 대한 보상이다.

연봉은 주식의 현재 가치이고, 성과급은 배당금이다.

연봉은 ChatGPT 구독료이고, 성과급은 기본 제공량 초과 시 부과 금액이다.

연봉은 축구 선수의 기본 계약금이고, 성과급은 승리 수당이나 골 보너스다.

이건 스킬인데, 연봉 협상 시 연봉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1년 만근 시 성과급을 제안해 보자. 연봉이 낮아지면 다음 연봉 인상률이나 퇴직금도 낮아질 수 있지만... 이런 디테일은 이 글의 방향성과 약간 벗어난다.


마치며...


이 글은 4번째 지웠다 쓴 글입니다. 처음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주저리 적다가 TMI라고 판단하여 지웠습니다. 이 글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전략을 수립하라'라고 말하고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의 나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3번째 지웠을 때는 서랍에 넣어두고 영원히 꺼내지 않을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불과 1달 전의 제게 전하는 편지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글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얼어붙은 채용시장에 당장 자리가 없더라도, 독자님을 기다리는 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시고 믿어주십시오.


저한테 이 글은 감정이 북받치는 글입니다. 2년 6개월 간 사실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 글을 쓰길 정말 잘했습니다. 쓰고나니 앞의 경험들이 그리운 추억으로 변한 것만 같습니다. 혹시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 중 이 글이 필요한 분이 있다면 나눠주십시오. 본인 이야기처럼 잘 다듬어 조언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퇴근하고 이 글을 쓰는 순간이 너무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지금 자리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취업을 준비해도 흔들리지 않을 뿌리가 생긴 것만 같습니다. 날은 덥지만 마음은 차가운 요즘. 우리 잘해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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