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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Dec 31. 2023

미친 천재 소녀도 무섭게 만드는 악플

뾰족한 악플의 위대한 힘, 누군가의 꿈을...

싱어게인, 한 장이라도 앨범을 낸 적이 있는 무명 가수나 한때는 잘 나갔지만 잊힌 가수들이 나오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시즌 1에서는 이무진이라는 가수를 만들었고 시즌 2는 이무진만큼 대중적인 가수가 나오지는 않았다. 그리고 현재 시즌 3을 방영하고 있다.


수많은 채널에서 하는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저렇게 실력 있고 끼가 충만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결국 되는 사람들은 무슨 특별함을 가지고 있을까?' 늘 궁금했다.


하나 확실한 건 오디션 순위대로 유명해지고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시즌 1,2의 1위를 차지한 이승윤, 김기태 가수는 이무진만큼 활발한 활동을 안 하고 있다. 아니, 못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Newsis

너무 뾰족한 개성보다는 두루두루 좋아할 만한 대중성, 그 사람한테 풍기는 매력을 가지고 좋은 프로듀서를 만나면 잘 풀리지 않나 생각한다. 실력, 매력, 운의 3박자가 맞으면 될놈될이 되는 것.


시즌 3에서 나의 마음을 끌었던 장면은 신해솔과 리진의 대결이었다. 19세, 18세로 비슷한 나이대의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두 가수가 라이벌로 만나 무대를 펼쳤는데 둘 다 실력은 말모였다. 관건은 그들이 가진,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매력이다.

위 리진, 아래 신해솔

리진은 생김새처럼 맑고 투명하다. 심사위원들 말을 빌리자면 그냥 리진 덕후가 되게 스며드는 매력이 있다. 반면 신해솔은 코쿤이 욕 나올 정도로 깜짝 놀라버린, 심사평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미친 천재 소녀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신해솔의 무대 전, 그녀의 인터뷰를 보며 나는 마음이 한번 '쿵'떨어졌다.

무대 후 다양한 의견들을 읽게 됐는데 많이 무섭고 숨고 싶고, 무대에 서는 게 마냥 즐겁고 행복했는데 전보다는 조금 무서워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무대에서 가장 행복하고 에너지를 받는 가수기 때문에 이기고 지고보다 소통에 집중할 것입니다.

사실 생김새부터 넘치는 자신감, 통통 튀는 무대 매너까지 호불호가 있을법하다고 생각했다. 둘의 '라이벌 무대만' 봤을 때, 심사평과 나의 주관적 생각으로는 신해솔의 승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4대 4, 이번 무대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그들의 스토리가 더해졌다면 납득할 수 있겠다. 인간이 가진 매력은 가장 강력한 무기일 테니까.


결과를 그렇다 치더라도 신해솔의 인터뷰에서 추측할 수 있는 그녀의 상처, 악플로 인해 위축 돼버린 자신감은 너무 안타까웠다. 무대 하나를 만들기 위해 그들이 어떤 고뇌의 순간을 보내는지, 얼마나 간절함을 담아 준비할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영상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5분도 안 되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몇 날 며칠 고민한다. 하물며 자신의 꿈을 담은 무대는 얼마나 애를 쓰고 공을 들일까? 그 밑에 누군가의 꿈을 꺾어버릴 수도 있는 댓글을 굳이 남겨야 할까? 팬으로서 찾아서 복수해주고 싶었지만, 김사부가 말씀하셨다.

내가 겪은 가슴 아픈 일들을 악으로 갚는 게 아니라 선으로 갚아버리는 거. 그런 일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만들어 버리는 거. 그게 어른의 복수죠
-낭만닥터 김사부

해솔님의 음악으로 용기를 얻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그들의 마음을 받아 다시 무대 위에서 자유게 노래할 수 있게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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