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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못해 취미도 못 즐기는 사람

똥 손의 정석

by 희원다움


얼리어답터와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저는 최신 스마트폰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잘 사용하던 갤럭시 S9이 영상 편집을 하는 중, 갑자기 폰이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2년이 지났구나...
바꾸기 귀찮은데...

미리 핸드폰 기종을 고르고, 구매하러 직접 매장에 가서 데이터를 다 옮기고, 새 핸드폰 환경을 세팅해야 하는 과정이 너무 귀찮고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우쒸, 꺼지지만 않았어도 그냥 쓰는 건데....'




별수 없이, 신문물이 두려운 저는 남자 친구와 스타필드 전자제품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얼리어답터이자 물욕이 많은 남자 친구는 구경만으로도 신이 났지만, 많은 사람으로 상담 순서에서 밀린 저는 약이 오를 데로 올랐습니다.


: '그냥 갈까?'

그: '왜? 편집 어떻게 하려고요?'

나: '아.. 씨...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 거야...'


결국 이것저것 따지지도 않고 당시 가장 최신형이던 갤럭시 노트 울트라 20으로 바꿔버렸습니다.




그: '핸드폰 어때요?'

'펜 있으니까 편집하기 편하지?'

나: '... 편집 손으로 하는데....'

그: '.... 왜? 펜이 있는데 굳이...'


네, 전 딱 이런 사람입니다.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않는...

비싼 돈 주고 최신형 스마트폰을 사서 익숙한 방식 그대로 사용하는... 뭔가 손해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펜이 있는 유저들만 들을 수 있는 갤럭시 노트 드로잉 강의를 신청했습니다. 돈 쓰고 손해 보는 느낌이 들어 또 돈을 써버린 거죠.


'그래, 이 참에 나도 취미라는 걸 좀 가져보자'




취미는 보통 즐기라고, 스트레스 풀라고 갖는 거 아닌가요? 맘먹고 가져보려는 취미조차 저는 즐길 수가 없습니다.


시키는 대로 보고 따라 하는 것도 못해 이 똥 손은 2강에서 진도가 멈춰있거든요. 심지어 밑그림도, 채워 넣는 색상도 다 정해줬는데 말이에요.



앞으로 남은 강의들, 완강할 수 있을까요?
저는 취미도 노력해야
가질 수 있는 사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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