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아니었다면 티브이로나마 축구를 보려고 했을까?'생각할 정도로 스포츠 경기에 관심이 없는 편이다. 그러다 우연히 받아본 뉴스레터에서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축구선수 임민혁의 글을 읽게 되었다.
임민혁 선수의 글
세상에는 간절히 원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분명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원하는 곳에 취업하는 것, 피라미드 구조로 좁아지는 생태계에서 승진하는 것,뭐 하나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게 직장생활아니었던가?
그보다훨씬 치열한 스포츠 세계에서K리그의 입단, 거기다 대중에게 이름이 기억되는 선수가 될 확률은극히 낮을 것이다. 더구나 임민혁 선수의 포지션은경기에서 단 한 명만 출전할 수 있는 골키퍼였다.
출처:오마이 뉴스
3월 1일, 그는총 18년의 축구선수로서의 삶을 마감하고 새로운 도전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주전 골키퍼도, 이름 있는 선수도 아닌 오히려 무명 선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의선수생활을 돌아보며 남긴 소감만큼은늘 불안에 잠식되어 있던 나의 마음을위로하기에 충분했다.
임민혁 선수의 글
'훌륭하다'라는 말은 이지러지거나 모자람 없이 이루어진 완벽한 모양을 뜻하는 홀륜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어렸을 때는 멋모르고'크면 훌륭한 사람이 될 거예요'라고 했지만 정확한 뜻을 알았더라면, 나는 함부로 그런 다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른으로 성장하며 '성실하지만 어느 것 하나 똑 부러지고 완벽하게 성공시키지 못했다'라는 생각에 늘 마음 한구석이애석함으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실패에는 쉽게 말하곤 한다. '괜찮아,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어.' 하지만 자신의 일에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 마련이다. 성실히 임했던태도와 상관없이 좋지 못한 결과는 마치자신의 실체인 것처럼받아들이려하지 않는다.하지만 결과를인정하는 용기가없다면깔끔하게 포기하지도,잘못된 부분을 수정해나아가지도 못한다.
그러한 면에서 임민혁 선수는 프로다웠다.완벽하지도 위대하지도 훌륭하지도않았다 했지만성실하게 땀 흘리며 살았던 자신의 인생을 인정하는 모습은 그 누구보다 특별했다.
훌륭한 결과가 안 나오면 어떠랴? 스스로 인정한 자신의 삶 보다 완벽한 인생이 어디 또 있을까? 미련 없이 새로운 인생의 시작하는 임민혁 선수를 응원한다. 혹시 아나? 다음 도전에서는 그의 간절함 통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