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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May 17. 2024

마흔이 훌쩍 넘으니 별게 다 하고 싶어진다

에필로그(몹쓸 꿈이라 쓰고 소중히 키워본다)

 종종 김창옥 씨의 강연을 듣는다. 그의 전공은 놀랍게도 성악이다. 언젠가 성악가로 돌아갈 거라는 생각에 22년째 강의를 하면서도 15년이 넘게 레슨을 받았다고 다. 이미 성공했확실한 진로를 선택했다고 생각되는 누군가도 여전히 고민을 했다는 말에  '휴~나만 별난 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런데 영상 밑, 댓글 중에 마흔이 넘은 나이에 진로걱정을 하는 자신을 보며 '뭐 하는 짓인지' 하는 댓글이 달려있었다. '와.. 또 있네. 나 같은 진격의 40대...' 내심 반가웠지만 안타까웠다. '저런 마음을 간직하려면 혼자 외로울 텐데...' 나에겐 늘 있는 외로움이지만 말이다.


사실, 나도... 진로고민 중이다. 사건의 발단은 한 책으로부터 시작됐다. 자신이 주거하는 집의 한 공간을 자신만의 작업실로 사용하는 프리랜서들의 인터뷰 모음집이었다.


'나만의 공간, 작업실'


왜 그때 심장이 두근거렸는지 모르겠다. 얼마 전까지도 원룸에 혼자 살았었고 현재도 내 방이 따로 있는데 말이다. 무튼 그날 이후 '공간'에 대한 로망이 생겼다. 그 공간에서는 내가 상상하는 것, 해보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해볼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번엔 혼자 하고 싶지 않았다. 자기 자신의 별을 마음에 간직하고 뭐라도 해보려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하고 싶었다. 문득 창원의 독립서점이 떠올랐다. 크지 않은 공간, 취향껏 선별된 책들, 4~5명이 마주할 수 있는 원형 테이블. 그 작은 공간에서 같이 놀면서 자기다움을 발견하는 사람들.


두 번째 느껴보는 진짜 두근거림이다. 첫 번째는 기내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던 초등학교 동창을 봤을 때,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승무원이 되었다. 두 번째는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주도적인 삶으로의 공간을 계획하는 지금이다. 하지만 20대의 두근거림을 위해 모든 걸 쏟았다면 지금은 현실과 조금은 타협을 해야만 한다.

언젠가 꼭 하고 싶었던 1인기업을 사이드프로젝트로 시작하려 한다. 어떠한 모습으로 이 꿈이 실현될지 잘 모르겠다. 어릴 적 학교 끝나면 꼭 들러야 했던 놀이터처럼 즐거운 곳, 방학 때마다 놀러 갔던 할머니 집처럼 푸근한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바라는 자신을 찾고 그러한 자신이 되려는 용기를  낼 수 있는 곳, 그들이 응원받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마음이 생겼으니 뭐든 시작하겠지. 나부터 스스로를  응원한다. '희원, 너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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