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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Jun 13. 2024

초등학교 직업체험, 학교 선생님께 들은 컴플레인

사람은 각자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한다

나는 초등학교 직업체험은 나가지 않는다. 다수의 아이들은 통솔해 본 경험이 없어 혼자서는 역부족임을 깨달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두 번째 초등학교 간호사 직업체험을 나가게 되었다.


강의 수준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는 질문으로 결정을 하는데 '여러분! 아야 하면 어디 가요?' 했을 때, 옆 짝꿍에게 '야, 저 선생님이 방금 아야래' 하면 일단 수준을 많이 높인다. 오늘은  높은 버전으로 진행했다.

어떤 활동도 적극적으로 임한 귀여운 친구들

'아야' 한 마디로 수준을 높였지만 애들은 아직 저학년이다. 내가 질문 하나만 해도 모든 아이들이 손을 들고 각자 이야기를 시작하기 때문에 내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나처럼 초등학생들에 미숙한 강사가 있어서인지 첫 번째 학교에서는 각 반에 배정된 선생님이 있었다. 그 선생님들은 수업에 참여해 함께 돌봐주셨다.


오늘 갔던 학교도 각 반에 배정된 선생님이 계셨다. 그런데 이 선생님은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맨 뒤에 있는 사물함 앞에 의자를 놓더니 내내 휴대폰만 만지작 거렸다. 


본격적인 실습에 들어가자 못하겠다는 아이들이 발생했지만 내가 돌아다니면 되므로 동시에 여러 명을 통제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주사 실습은 역부족이었다. 실제 주삿바늘을 사용해서 위험하기 때문에 무조건 1:1로 붙어서 지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실 밖으로 나갔던 선생님이 갑자기 들어오더니 떠들던 아이들을 꾸짖었다. 내가 에게 신경 쓰는 동안 나머지 애들은 교실을 돌아다니고 있었던 모양이다.


우여곡절 끝에 강의가 끝나고 대행업체 직원분이 오시더니 '선생님, 초등학교 강의 많이 안 나와보셨죠? 하는 거다.


'네, 저는 주로 고등학교만 가서 이번이 두 번째예요.'

'학교 선생님이 컴플레인을 하시더라고요. 선생님이 한 명씩 애들 붙잡고 주사실습하실 때 나머지 애들이 통제가 안 됐다고요.'

'아.... 네.... 제가 경험이 부족해서 그랬네요.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종종 이런 컴플레인받아요'


나머지 아이들을 신경 쓰지 않았던 나의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했다. 나 혼자 통제할 수 없으면 담임 선생님께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던지 아이들에게 미션을 줬어야 했다. 인정한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선생님께서 한 명에게 정신이 팔려있던 나에게 '나머지 애들을 뭐라도 시키는 게 어떨까요?'라고 제안해 주셨으면 어땠을까?(역시 사람은 자기 자신이 먼저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입장이)

미숙한 강의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아이들 덕분에 다시 한번 초등학교에 나가고 싶어'졌다. 특히 의사가 되겠다던 닥터 황(친구의 별명)은 '저는 나중에 의사가 되고 싶어요. 만약 그때도 지금처럼 파업이 일어나면 저는 병원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환자 옆에 있을 거예요'라는 말로 간호사로서의 나를 돌아보게 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것도 능력임을 알게됐다. 나는 오늘 능력이 많이 부족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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