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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Jul 30. 2024

매일 8만 6400원이 입금되는 통장이 있다

나와 당신의 소소한 투잡

한번 상상해 보자.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내 계좌에 자동으로 8만 6400원이 입금된다. 그런데 이 돈은 그날 다 쓰지 않으면 자동으로 계좌에서 사라진다. 당신이 얼마를 썼느냐에 상관없이 남은 돈은 다른 계좌로 이체할 수 없다. 다행인 건 다음날 아침, 어김없이 8만 6400원이 또 들어온다. 하지만 은행은 언제든 나에게 통보하지 않고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생긴다면 당신은 저 돈을 어떻게 사용하겠는가? 나라면 우선순위를 세울 것이다. 첫 번째, 단돈 1원도 남지 않도록 효율적인 소비를 할 것이다. 두 번째, 언제든 거래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필요한 것에 소비할 것이다. 세 번째,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공돈이기에 이 돈을 잘 사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야기는 마르크 레비의 소설 '천국 같은'이라는 책에 나온 이야기다. 이야기에서 나온 계좌는 우리의 인생이고 누구에게나 매일 24시간 즉, 8만 6400초라는 시간이 입금된다.


8만 6400원을 시간으로 바꾸고 보니 어떤 느낌이 드는가? 나는 이 이야기를 읽고 나서야 '시간은 돈이다'라고 하는 절대불변의 진리가 온몸으로 체화됐다. 계좌에 들어오는 것이 매일 없어지는 돈이라면 1원도 남김없이 알뜰살뜰 사용하려고 이리저리 머리를 굴릴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 돈을 어디에 쓸지 계획하고 저녁엔 적절하게 사용했는지 체크할 것이다.

그런데 시간은? 돈보다 소중하다고 하는 우리의 시간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돈을 사용하는 것처럼 1분 1초도 헛되게 보내지 않으려고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고 있나?',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드려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나?'


나는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내일이 오는 건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고 있었다. 핑곗거리를 찾아 오늘 하고 싶었던 일을 내일로 미루기 일쑤인 데다 쓸데없는 생각과 걱정으로 8만 6400초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매일 입금되는 8만 6400초라는 시간은 사전 통지 없이 언제든 해지될 수 있다. 공짜로 얻은 것이기 때문에 해지됐다고 누구에게 따질 수도 없다.


이렇게나 감사한 하루를 당신은 어떻게 보내고 있나? 어떻게 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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