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아무리 영상 제목을 '이 영상을 마지막으로 나이고민 종결'이라고 지어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질문은 '~하기에 가능한 나이는 몇 살인가요?'이다.
20대도 40대도 50대도 똑같이 묻는다. '제가 20대 중반인데, 40대인데, 50살이 넘었는데 xx을 시작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요?'그런데 궁금하다. '현실적으로'라는건은 어떤 대답을 기대하고 붙인 조건일까?
나 역시 마흔 중반이되니앞뒤 가리지 않고무모하게 들이대던 20대와 달리,새로운 일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되었다. 하지만낯선 일을 시작할 때, 나이를 떠올리며 스스로를 한계 짓지 않는다. 일 자체의의미를 생각하고 그것이 나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지 판단해 그 일을 할지 말지 결정한다.
얼마 전 신동엽의 짠한 형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이효리가 나오는 영상을 봤다. 이효리는 작년에 엄정화, 김완선, 보아, 화사와 함께 '댄스가수 유랑단'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전국을 돌며, 다양한 팬들을 직접 대면하고 함께 즐기는 전국 투어 콘서트 이야기였는데 함께 했던 엄정화와 김완선을 보고 그녀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언니들이 나보다 열 살이 많은데 나도 10년 후에 저렇게 활동할 수 있겠더라고. '내가 참 젊고 창창하는구나' 깨달았어. 지금부터 내가 10년 동안 노래, 작곡 연습을 한다고 생각해 봐. 그러면 '난 10년 후에 정말 대단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야.
그녀는 지금 일주일에 3번 보컬 레슨을 받고 컴퓨터 작곡을 배우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했다.이미 정상에 올랐던 가수로서 '보컬 트레이닝을 받겠다'는결심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방송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자신의 노래실력이 뛰어나지 않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현실적인 나이는 몇 살일까?'
나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런 의문이 든다. '인생을 바꾸는 결정을 하는데 과연 나이가상관있을까?'
너무나 유명한 미국의 국민 할머니로 알려진애나 메리 로버튼슨 모지스는 75세에 그림을 시작해 101세까지 1600여 점을 남겼다.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지스 할머니가 아니더라도내 채널 구독자 중 50세가 넘은 어떤 분은 우리나라도 아니고 무려 미국에 있는 간호대에 진학하셨다.
댓글에 '아무래도 나이에 신경을 덜 쓰는 미국으로 가고 싶다'라고 하셨고 나는 진심으로 그분을 응원했다. 함께 근무했던 동료의 아버지는 60세가 넘어 간호대학에 진학하셨고요양병원에서 5년간 근무하셨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데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왜 그 일인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와 얼마나 하고 싶은지에 대한 자신의 의지일 것이다. 다른 인생을 살고 싶은데 나이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면'정말 내 인생이 바뀌길 원하는지', 혹은 '나이가 많아서'라는 변명 뒤에숨어지레 겁먹은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려는 건 아닌지잘 생각해 보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