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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Dec 08. 2020

SNS를 하는 이유, '나의 19호실' 브런치

숫자의 페르소나, 증가하는 구독자만큼 두려움도 커진다.

소소하게 크리에이터로서 영상을 찍고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숫자연연하는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유튜브 구독자 수가 갑자기 떡상하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카카오 메인에 떠서 브런치 조회수가 순식간에 몇천을 찍지 않을까?


사실 유튜브는 떡상해 보지 못했지만 브런치 조회수는 몇 번 떴던 적이 있었습니다. 조회수가 많아진다고 특별한 일이 생기진 않았지만, 사실 기분은 꽤 좋았습니다.





저는 여러 개의 SNS 채널을 운영 중입니다. 유튜브, 네이버 TV, 카카오 TV, 블로그, 인스타, 브런치, 이 모든 채널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은, 각 플랫폼에 맞게 조금만 수정하면 콘텐츠 하나로 모든 것을 업로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 노력 대비 돈도 안 되는 SNS를 왜 하냐고 물으시면, '셀프 브랜딩을 위해, 경제적인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해, 남들도 하니까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꽤 재미를 느낍니다.



영상도 배운 적 없고 글을 잘 쓰는 재주도 없지만, 영상을 편집하거나 브런치에 글을 쓰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전 심지어 못 버는데도 불구하고) '재미'가 없었으면 직업도 아닌 이런 일을 꾸준히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 가지 이유는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남들보다 잦은 이직을 하면서 '내가 너무 어려운 길을 선택한 건 아닌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딱 1명만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외롭게 혼자 걸었지만 나와 같은 진로를 선택하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하면 더 쉽다고, 다른 방법도 있다고, 혼자만 그런 생각을 가진 게 아니니 걱정 말라고'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유튜브도 10일 후면 딱 1년이 되고 구독자도 어느새 2천 명이 넘었습니다.




점점 구독자가 늘어나면서 사람들로 인한 상처도 함께 늘어갑니다. 많은 분들은 감사하다고 응원해 주시지만  경험을 너무 쉽게 생각하시고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 분들도 도 상당수 계셔서 회의감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

 

2만도 20만 명도 아니지만 백 명에서 천명, 2천 명으로 구독자수가 늘어갈수록 그런 생각이 자주 들어서 '재미와 보람 vs 두려움과 업로드의 의무화'에서 어떻게 현명하게 SNS를 해나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숫자가 증가하는 것이 그저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증가하는 숫자 이상의 책임감을 짊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오픈된 공간이지만 저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브런치를 자주 찾게 됩니다.




영국의 노벨문학상을 받은 '19호실로 가다'라는 소설을 아시나요? 우연히 드라마에서 알게 된 책인데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결혼한 여주인공이 거짓으로 불륜을 고하며까지 자신만공간인 작고 허름한 호텔의 19호실을 지켜낸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필요로 합니다. 자신만의 19호실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SNS를 하면서 19호실을 찾는 게 어폐인 건 알지만 이곳은 아직 저의 19호실과 같은 공간입니다.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글을 쓰면서 힐링이 되는 19호실.



여러분은 자신의 19호실을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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