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원다움 Aug 22. 2024

50대 초반 직장인의 진로 고민.. 바꿀까 말까?

중간관리자 vs 간호학과

오랜만에 50대 직장인의 댓글을 받았다. 현재 잘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중간 관리자인데 간호학에 관심을 갖게 되신 분이었다. 이미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계셨기에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매우 조심스러웠다. 솔직히 '대답하지 말까?' 하는 생각을 수차례 했지만 며칠 내내 마음이 쓰여 편치 않았다.


나는 고등학교에 진로강의를 나가면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

"친절, 봉사정신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간호지식이에요. 우리는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를 돌보기도 하고 불건강한 환자가 건강해지도록 도와야 하죠? 환자를 건강하게 돕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간호지식이거든요."

간호사의 자질은 정확한 간호지식을 통한 비판적 사고,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까지도 공감할 수 있는 공감능력과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 판단력 등이 있. 더불어 정직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까지 갖췄간호사로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을 주신 50대 선생님께는 '욕심을 내려놓고 힘을 빼셔라'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를 위해 3가지를 이야기해 보면,


첫 번째, 간호학을 공부하면서 장 힘들게 했던 건 순전히 '욕심'이었다. 나이도 많은데 성적이 좋아야 되지 않을까?, 나이는 많지만 xx병원급 이상은 가야 되지 않을까?


심 때문에 건강관리를 소홀히 했고, 욕심 때문에 3년 내내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행히 무사히 졸업하고 취업했지만, 무리해서 건강이 악화되거나 심한 스트레스로 3~4년간 이어지는 장거리 마라톤을 완주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높은 성적보다는 국가고시 합격을, 좋은 병원 취업보다는 병원 취업을 목표로 체력과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 번째, 현역들과 적절한 거리를 두며 인간관계를 맺어야 한다. 간호학과 특성상 조별 발표도 많고 병원 실습도 함께 나가 시험 보려면 족보도 필요하다. 따라서 현역 친구들과는 어려워도 어울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몇십 년 이상 차이가 나는 동급생들어울린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너무 다가가면 꼰대 같아 보이거나 오지랖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적정 거리를 지키며 그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어울릴 수 있는 노련함과 유연함이 필요하다

세 번째, 자신만의 의미 있는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간호학과 학생들의 목표는 빅 5 병원  간호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누구나 원하는 것 말고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를 돌보겠다' 혹은 '정해진 나이에 은퇴하는 게 아니라 전문인으로서 경제활동을 지속하겠다.'같은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게 좋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 나갈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막상 병원에서 일을 시작하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나는 사회생활 짬밥을 믿고 첫 병원에 들어갔다가 상상할 수 없는 체력과 마음 소진으로 충격을 받기도 했다. 


요즘 꽤 많은 40~50대 선생님들이 간호학과에 들어가신다. 물론 중도에 포기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졸업하고 취업을 한다. 나도 했고 그들도 했으니 누구든 못하리라는 법이 없다.

출처: now news

사실 간호사뿐만 아니라 자신의 업이 적성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나도 어떤 부분은 맞고 어떤 부분은 영 안 맞는다. 다만 몇 가지는 포기하고 맞는 부분에서 보람을 느끼며 일하는 중이다.


선택에 있어서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과 선택의 기준 명확히 세우고 스스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타인의 이야기는 참고만 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