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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Aug 26. 2024

나는 '직업인'인가 아님 그냥 그런 '직장인'인가?

언제까지 반복적인 일을 해야 하나 신세를 탓하기 전에..

병원, 내 컴퓨터 앞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려는 수고가 있어야 세상은 더 나아지고 자신은 더 성숙해진다'
-최진석 '경계에 흐르다'

고약한 통을 일으킬 만큼 나를 고민하게 만드는 문제 '직업職業'이다. 만약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일'이라고 대답할 만큼 일은, 내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책 '경계에 흐르다'에서는 직업을 이렇게 설명다. 세상 속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직'이라고 한다. 또한 불교에서는 현재 자신의 행위가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업보'라고 한다. 모든 행위의 결과에 따라 '업' 쌓인다는 말이다. 이렇게 보면 '직업 특정한 역할(職)을 통해 자신을 실현하고 완성(業)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직업인과 직장인을 나누는 핵심은 '업'을 대하는 태도다. '직업인'자신이 맡은 일의 의미를 발견해 불편함과 수고로움을 받아들인다. 또한 자신의 일을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대하며 자신을 확장해 간다. 반면에 마음은 콩밭가있으면서 정해진 일만 대충 기능적으로 하는 사람은 그냥 '직장인'이라고 부른다.


직장인 vs 직업인
과연 나는 어떤 태도로 일하고 있는가?


책을 읽는데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양심이 대답을 하듯 심장이 쿡쿡 쑤셨다. '나는 스스로를 직업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주어진 업무 이외에, 굳이 불편함을 무릅쓰고 수고를 더해서 주도적으로 나만의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가?


'별로 없다. 솔직히 없었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수고로운 일을 하고 나면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랬다. 대부분의 시간은 버튼을 누르면 작동하기 시작하는 기계처럼 맡은 일만 꾸역꾸역 하는 그냥 직장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게다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며 취업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못난 짓도 하고 있었다.

업을 바꿀 때마다 나는 늘 이런 식이다. '시시해. 이제 더 이상 배울 게 없어. 이런 일은 눈 감고도 하겠다.'라고 생각한. 나는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는  자체가 인생의 목표였다. 그 이상 정성을 쏟고 일을 통해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확장해 나간 경험이 없었다.


'무슨 일을 하느냐 '가 중요한 게 아닌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얼마나 온 마음을 다했는지,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 주도성을 발휘했는지, 자신만의 일로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절대적으로 즐겁고 보람된 일은 세상에 없다. 일의 의미와 재미, 그 안에서의 가능성은 스스로 찾아야 할 문제다. 이제야 비로소 진짜 나의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업인으로서 우리의  출발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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