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간헐적 단식 후 먹는 1일 1식 메뉴

대체 뭘 먹고살아요?

by 희원다움

간헐적 단식 14년 차로 병원에서 점심을 먹는 일이 없다 보니 동료들이 늘 묻곤 합니다.

대체 집에서는 뭘 먹어요? 먹긴 해요?


그럼요! 아침도 안 먹고 하루 종일 환자 보느라 뛰어다니다 보면 저녁이 얼마나 꿀맛인지 상상이 되시죠?


대충 먹는다고 둘러대곤 하는데 혼자 자취하는 것도, 요린이인 사실도 다 아는 터라 집요하게 정확한 메뉴를 물어보시는 분들도 종종 계시고요.




저 역시 성격이 집요하다고 표현할까요?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파는 스타일이라 음식도 그렇고 물건도 그렇고 제가 이용하는 마트나 식당은 늘 주인아주머니들이 저를 기억하시는 편입니다.


요즘 들어 요리에 관심이 많아져 조리도구와 기본양념들을 하나, 둘 사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갖춰진 게 없습니다. 그래서 씻어서 자르거나 날 것 또는 전자레인지에 돌릴 수 있는 음식이 주 메뉴입니다.


appetizer-1386743_640.jpg


[메인 메뉴]

버섯볶음

생 연어

전자레인지에 돌린 냉동 오징어

생선회

두부


[후식]

블루베리 1.5kg

마카다미아, 호두 (내 맘대로)

카카오 칩 또는 다크 초콜릿 (질릴 때까지)




이변이 없는 한 쓰리랏차 소스를 곁들인 메인 메뉴야채를 구운 김에 싸 먹고 3가지 후식을 모두 다 먹어야 하루 한 끼는 끝이 납니다. 대략 2시간 동안 티브이를 보면서 느긋하게 즐기는 이 저녁시간이 하루 중 제일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특별한 조리 없이 맛있게 즐기는 꿀팁은 구운 김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음식은 그 맛과 김의 조화에 바삭한 식감이 더해져 계속 생각나는 메뉴로 등극합니다.



후식으로 먹는 블루베리는 1.5kg 냉동 블루베리 1 봉지/1식, 마카다미아와 호두는 100~150g, 초콜릿은 입이 텁텁해질 때까지 먹는 편입니다. 후식만으로도 결코 작지 않은 양이거니와 식비도 많이 들지만 다행히 물욕이 없어 식비 외에는 돈 쓸 일이 없습니다.



희한하고 이해 안 가는 식단이겠지만 저는 참 맛있게 잘 먹고 있습니다. 하도 신기해하시는 주변분들이 많아 커밍아웃합니다.


저 이렇게 먹고살고 있어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흔, 아직 미혼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