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따져보자
졸업과 동시에, 혹은 졸업 전 대부분의 간호학과 학생들은 병원 취업을 한다. 아니! '했었다.' 의료파업이 장기화되며 불취업, 그보다 더 힘들어졌다는 용암취업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매년 몇 백 명씩 뽑던 병원들은 의료파업 이후 취업공고를 내지 않았고 그나마 합격자들도 일정 기한이 지나면 합격이 자동 취소된다는 통보를 받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학과에 진학하려는 현 직장인, 경력단절 선생님들의 댓글을 자주 받는다. 가장 많이 고민하는 건 어떤 학교를 가느냐와 입학의 형태(편입학 vs 신입학)에 대한 다. 오죽 답답했으면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렇게 중대한 문제를 물어볼까 싶지만 중요함의 무게만큼 답을 할 때 역시 조심스럽고 어렵다.
모든 답은 본인만이 알 수 있고 스스로 선택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나에 대한 파악이 되어있어야 자신이 처한 상황, 공부 스타일,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원하는 목표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의 학교와 입학 형태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편입학 vs 신입학을 선택할 땐 무얼 고려해야 할까? 자신의 공부 성향을 알아야 한다. 편입학 코스가 3년인 이유는 총 2년에 걸쳐 배워야 하는 1, 2학년 과정을 1년 안에 끝내기 때문이다. 교양과목 없이 해부학, 생리학, 약리학 등 전공수업만 1년을 채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아침 9시 수업을 시작해 오후 5~6시까지 1~2시간 공강을 제외하고 종일 수업을 들었다. 1년이라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나는 수업이 끝나면 곧장 간호학과 건물 아래 위치한 독서실로 내려갔다. 저녁도 거른 채 겨우 복습을 끝내면 밤 9시~10시였다. 겨우 끝냈다'는 말은 완벽하게 암기했다는 게 아니라 그날 배운 것을 '한번 훑었다'라는 뜻이다. 완벽히 복습하려면 아마 새벽이 훌쩍 넘어갔을지 모른다. 간호학과 공부에 벼락치기는 불가능하니 천천히 곱씹으며 공부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점을 고려해 편입에 대해 생각해 보기 바란다.
반면 신입학의 경우, 전공과 교양을 적절히 섞어 편입학보다 여유롭게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소하고 어려운 전공과 흥미로운 교양을 밸런스 있게 배움으로써 학업에 대한 흥미를 유지할 수 있고 자신의 공부 스타일과 학습 속도에 맞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반면, 졸업까지 꼬박 4년을 채워한다는 단점이 있다.
당신은 어떤 환경에서 공부하는 게 유리할까?
나이를 생각하면 1년이라도 빠른 편입학을 하고 싶겠지만 나이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간호사 면허증', 라이센스 취득이다. 정신없이 학교에 다니다 '이 나이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같은 현타가 자주 온다. 포기하지 않고 학업을 지속하려면 자신의 학습 스타일을 고려해 공부하기 유리한 환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호학과 과정은 전속력으로 질주해 골인하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다. 꾸준한 근력운동을 통해 부상을 예방하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는 마라톤과 같다. 자신의 발모양에 맞는 최고의 신발을 선택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속도로 달려야 완주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조언도 참고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의 성향을 파악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