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시, 편입학 모집과 합격자 발표 기간인 요즘 합격소식을 전해주시는 선생님들이 부쩍 많이 계십니다. 아무리 간호학과 경쟁률이 높아졌다 해도 복수 합격하시는 분들이 계신 걸 보면 '될 놈은 어디서든 된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합격소식과 함께 어떤 학교를 가야 할지, 혹은 전문대에 합격했는데 욕심을 내서 4년제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선생님들도 계십니다. 전문대학을 나오면 병원에서 일하거나 승진할 때 차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하시더라고요.
조언을 요청하시거나 직접적으로 선택을 해달라기도 하시는데 입시 전문가도 아니 저로서는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학을 합격했는데 반수 또는 재수를 해서 더 높은 대학을 가겠다는 생각에는 반대합니다. 간호학과 경쟁률은 점점 세지고 특히 편입 인원은 줄이고 있는 시점에 큰 위험을 안고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건 효율적이지 않다고생각해요.
이뿐만 아니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재수나 반수를 하려는 이유가 '병원에 취업했을 때 학력 때문에 차별을 받지 않을까? 승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편입할 때, 첫 병원에 입사할 때 뽑아만 준다면 뼈를 묻을 각오로 들어갔으니까요. 그런데 현실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환경이었고 모험과 도전을 즐기는 저도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학교를 들어가기 전에 미래를 계획하고 신중히 생각하는 것은 좋습니다. 다만 너무 먼 미래와 많은 걱정에 합격한 학교를 포기하고 다시 공부를 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1년 이내 신규 간호사 사직률이 42%가 넘는다'는 통계와 '승진이 과연 학교 간판만으로 이루어지는가?'라는 입장에서 보면 굳이 재수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승진은실력, 노력 그리고 운의 3박자가 맞으면 됩니다.실력에 포함되는 임상 경력과 학력, 그리고 어떠한 라인(인맥)을 갖느냐는노력과 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년을 근무하고도 안 맞는다고 임상을 관두시는 선생님들도 많으시고 살기 위해 간호사를 포기하시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물론 취업하기 전부터 '어차피 오래 못 있을 거니까'라는 전제를 깔고 들어가라는 건 아니지만, 현실이 이러니 우선 합격한 학교에 들어가서 면허증을 따고 임상을 실제로 겪어보시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상상도 안 되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 때문에, 시작 전부터 너무 힘 빼고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경험해보니 '딱 적성이다, 승진까지 노릴 수 있겠다' 하시면 그때 부족한 학력도 채우시고 라인을 만드셔도 전혀 늦지 않습니다. 그때가 되면 어떤 부분을 보충해야 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지금은 거기까지 가기 위한 첫걸음일 뿐이고요. 어서 한 발 떼고 앞으로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