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행복을 거창한 것으로 생각해왔다. 마음에 걱정 하나 없고, 입이 찢어지도록 웃을 수 있는 일이 있어야만 비로소 “행복하다”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여겼다. 적어도 그 정도는 되어야 행복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기대치는 나를 행복에서 멀어지게 했다. 돌아보니 직장과 일상에서 크고 작은 사건은 늘 일어났다. 가족이 아프기도 하고, 직장 동료 때문에 마음이 상하기도 했다. 하루 동안만 해도 수십, 수백 가지 감정을 오간다. 그런 삶에서 ‘완벽히 걱정 없는 상태’를 바란다면, 나는 아마 영영 행복을 붙잡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행복은 어떤 특별한 감정에 도달해야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큰일 없이 무탈한 하루, 그것이 곧 행복이었다. 소란스러운 사건들 사이에서도 별 탈 없이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감사할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알겠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크고 화려한 사건이 아니라, 무탈한 하루 속에서 이미 내 곁에 머물고 있었다. 나는 그 소소한 행복과 감사를 매일 느끼며 살아가려 한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내 감정을 글로 담아낼 수 있는 이 순간 또한 충분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