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떨어지겠어? 돈 내면 다 가는데 아니야?’
솔직히 말해, 무조건 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합격할거라 예상했으니 2026년 내 일상에는 이미 대학원 생활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예비 후보 3번', 불합격보다도 더 신경 쓰이는 결과였다. 합격하지 못한 것 보다 미리 세워두었던 계획이 한순간에 틀어졌다는 사실이 나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나는 계획이 틀어지는 것을 참지 못하는 파워 J다. 그래서 계획한 일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면 뒤돌아보지 않고 바로 새로운 대안을 찾는다. 틀어진 계획이 다른 방법으로 대체되면 마음속 불편함이 조금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다른 대학원의 커리큘럼, 수업 시간, 위치 등을 모두 확인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여기만큼 나에게 효율적이고 적합한 곳은 없었다.
다시 합격자 결과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가만히 보니 ‘예비 후보’라는 단어가 처음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예비가 있다는 건 누군가는 등록을 포기한 전례가 있다는 건데, 그렇다면 “아직 끝난 게 아니지 않을까?”
나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최종 합격하지 못한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두 가지 선택지가 떠올랐다. 하나는 다른 대안을 찾아 바로 실행하는 것. 다른 하나는 이 시간을 갈고닦아 나의 깊이를 만드는 것이다.
결론은 명확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불안에서 비롯된 성급한 결정이 아니라, 이 시간을 이용해 나의 그릇을 키우는 일이었다. 다음에 교수님들을 면접장에서 마주할 때, “지난번보다 확실히 달라졌네.” 라고 느껴질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뭐, 그릇이 커지다보면 '다른 길'이 보일 수도 있는거고. 인생은 내 맘대로 안되니까:)
그리고 확실한 건, 대학원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나는 진로, 커리어 코칭을 계속해나갈 거라는 점이다. 내가 좋아하고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이 일은 앞으로도 내 삶 속에서 꾸준히 이어지며 깊이를 더해갈 것이다.
계획은 언제든 어긋날 수 있다. 그동안 나는 그 어긋남이 불편해서 다른 계획으로 빠르게 대체해 버리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편함을 피하지 않고 바라본 덕분에 지금 내가 어디에 있고,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일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한 걸음 물러서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 물러섬은 멈춤이 아니라 내가 가야 할 방향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