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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또 가려고?'취미가 공부'

바쁜 직장인, 대학원 가기 딱 좋은 시점은 언제일까?

by 희원다움

동료들이 나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샘! 대학원 꼭 가야 할까요?” 나는 대학원을 한 번 다녀왔고, 지금 두 번째 대학원을 준비 중이다. 두 경험을 비교해 보니, 대학원을 가냐 마냐 보다 언제 가느냐를 고민해 보는 게 중요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학원은 ‘가야 할 이유’가 생겼을 때, 목표를 가지고 가야 돈이 아깝지 않고 가장 큰 효과가 있다.


1. 졸업장만 남은 첫 대학원


2020년, 나는 아주대 보건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때 나에게 있었던 건 시간과 그곳에 다니고 있던 동료였다. 그 친구를 보며 남들 다 있는 석사학위 하나쯤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있다. 연구하고 싶은 주제도 없었고, 알고 싶은 것도 없었으며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전공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몰랐다. 시간과 돈, 에너지를 들이며 가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논문은 주제를 정하다 포기해 버렸고, 졸업시험만 보고 겨우 졸업했다. 뭘 배웠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학교를 오가며 죽을 뻔 한 날은 또렷하게 기억한다. 야간 수업을 마치고 수원 학교에서 평택 집까지 오른쪽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을 했다.


'내가 미쳤지... 소중한 목숨 걸고 대학원을 다니다니'


2. 현장에서 ‘한계’를 느끼다


4번의 커리어 전환 경험을 SNS에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멘토링으로 이어졌다. 멘토링 경험은 진로 강의와 코칭으로 확장되었고, 그 과정에서 질문이 생겼다. 내담자들이 동기부여는 받는데, 왜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내 경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이 한계를 이론적으로 보완할 방법이 없을까? 그들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돕고 싶어 코칭을 배우고, 버크만을 공부하고,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꼈다. 처음으로 연구하고 싶은 주제가 생겼다.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3. 방향이 생기니 대학원에 가고 싶어 졌다.


이번엔 명확했다. 현장에서 마주한 한계를 넘어서는 데에는 체계적인 이론, 실습, 그리고 연구가 필요했다. 대학원은 더 이상 ‘학위’를 위한 곳이 아니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연구 공간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4. 대학원 면접 준비


대학원 면접 정보를 찾아보니 자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ChatGPT와 함께 예상 질문을 뽑아, 답변을 만들고, 연습을 반복하고 있다. 첫 대학원 면접을 아무 생각 없이 갔던 때와 달리 이번에는 ‘꼭 붙고 싶다’는 마음이 분명하게 생겼다.

5. 바쁜 직장인이 ‘대학원까지’ 가야 하는 시점


내가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대학원은 시간이 남을 때 가는 곳이 아니다. 실무에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 탐구하고 싶은 연구 주제가 생겼을 때 가는 것이 더 적절하다. 이때가 바로 대학원을 선택해야 하는 ‘맞는 시기’다.


더 이상 현장의 경험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 배움의 방향이 잡혔을 때, 연구하고 싶은 질문이 생겼을 때, 일을 더 깊게 하고 싶다는 욕구가 분명해졌을 때, 이 시점에 선택하는 대학원은 나를 위한 투자다.


대학원은 직장인에게 필수 코스가 아니다. 누구의 기준도 필요 없다. 자신이 왜 가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답이 생겼을 때, 그때 가면 된다.


내일이 학교 면접이다.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번에 되지 않으면 후기모집에 다시 지원할 것이다. 문을 두드리는 일은 나의 몫이고, 문이 열리는 시점은 때가 되면 찾아온다고 믿는다.

지금 내가 할 일은 단 하나, 내가 정한 방향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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