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일 스스로 만든 계획을 지키는 방법
하루 계획을 지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연말마다 다이어리를 사고, 루틴 앱도 깔아보고, 할 일 관리법을 찾아보지만 처음 며칠만 반짝할 때가 많다. 나는 예쁜 다이어리를 몇 번이나 사서 '올해는 기필코 채운다' 라며 의지를 불태웠지만, 결국 한 번도 끝까지 써본 적은 없었다.
내가 다이어리를 쓰며 매일의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건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희한하게 가방에 책은 꼭 챙겨 넣는데 다이어리를 넣어 부피와 무게가 늘어나는 걸 참지 못했다. 결국, 남들처럼 다이어리에 계획을 세우는 것이 나에게는 맞지 않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지속할 수 있는 나에게 맞는 가장 단순한 방법을 찾았다. '어디서든 적을 수 있고, 가볍고, 부담 없는 방법이 뭘까?' 나에겐 포스트잇 한 장이면 충분했다. 이 한 장이 내 하루를 성공으로 바꿔놓았다.
● 다이어리 대신 포스트잇 사용: 반드시 해야 하는 일만 적기
출근하면 제일 먼저 책상 위에 있는 포스트잇을 준비한다. 그날 해야 할 일, 우선순위가 높은 일들을 포스트잇에 적는다. 단, 절대 한 장을 넘기지 않는다. 이유는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서다. 많은 일을 적어 스스로를 압박하는 대신, 오늘 반드시 해야 하는 일만 추려내고 그 일에 집중한다.
그 일을 실제로 끝내면 매일 최소 한 번은 ‘해냈다’는 확신이 생긴다. 그 확신은 단순한 성취감을 넘어 '나는 내가 선택한 일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자기 신뢰로 이어진다.
이 신뢰는 자연스럽게 다음 행동을 하게 만드는 기반이 되고, 하루를 스스로 주도하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매일 반복하다 보면 업무 외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그 시간 안에 실제로 해낼 수 있는 일의 범위도 점점 분명해진다.
● 눈에 보이는 곳에 붙이기
포스트잇은 반드시 내가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 가장 자주 보는 곳에 붙인다. 나는 컴퓨터 모니터 아래, 눈에 가장 잘 들어오는 자리에 붙여둔다. 이 단순한 시각 자극의 효과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포스트잇을 볼 때마다 ‘아, 이거 해야지’라는 의식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계속 눈에 띄다 보니 미루기 어렵고, 잊어버릴 틈도 없다. 복잡한 생산성 기법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결국 어떻게든 행동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 하나를 끝낼 때마다 X를 긋는다
나는 할 일을 끝낼 때마다 포스트잇에 굵게 X표를 긋는다. 이 단순한 동작이 주는 효과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하버드대 테레사 아마빌레 교수의 연구에서는 사람이 가장 큰 동기를 느끼는 순간이 '거창한 성취가 아니라 눈앞에서 확인되는 작고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밝혔다.
또한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의 자기 효능감 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실행력을 가장 강하게 높이는 요인은 큰 목표의 달성이 아니라 작은 성공의 반복 경험이라고 설명한다.
즉, 작은 성공이 쌓일수록 “나는 내가 선택한 일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믿음이 강화되고, 그 믿음이 다음 행동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포스트잇에 x를 긋는 행위는 쾌감을 넘어 매일의 실행력을 유지시키는 가장 확실한 심리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 마지막은, 가볍게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린다
모든 일을 끝내면 포스트잇을 구겨서 휴지통에 넣는다. 그 순간. 오늘 일은 오늘로 온전히 마무리되었다는 보람과 함께 내일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가벼운 해방감이 찾아온다.
● 나는 내가 계획한 일은 해내는 사람이다.
거창한 변화는 결국 이런 작고 확실한 성공에서 시작된다. 평범한 포스트잇 한 장이지만, 여기에 적힌 일만큼은 반드시 해낸다는 믿음이 나의 실행력을 꾸준히 키우는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