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탓 하지 말자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고민이 있다. "지금 시작해도 안 늦었을까요?", "제 나이가 서른 중반인데, 마흔이 넘었는데 가능할까요?"
다들 나이를 걱정하지만, 나는 그 질문의 본질을 생각해 봤다. 이건 단순히 나이 문제가 아니다. 사실은 자기 자신을 믿는 마음이 없거나, 계속해서 자신을 실망시키다 보니 믿음이 바닥난 상태인 게 진짜 이유다.
우리나라는 나이마다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는 분위기다. 어릴 때부터 그런 소리를 듣고 자라니, 내가 뭘 원하는지 찾기보다 '남들보다 늦은 건 아닐까'를 먼저 계산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한 건, 20대 후반도 '도전하기에 늦었다' 하고 40대도 '늦었다'고 한다. 나이는 다 다른데 결론은 똑같이 "자신이 없다"는 거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이 뻔하게 들리겠지만, 실제로 나보다 훨씬 어린 친구들이 나이 탓을 하며 안주하는 걸 보면 확실히 나이가 문제는 아니다.
나도 주도적으로 살자고 말하지만, 한때는 정말 위선적이었다. 평일엔 열심히 사는 척해도 주말만 되면 나를 놔버렸다. 술을 진탕 마시고, 하루 종일 누워서 숏폼이나 보고, 몸에 안 좋은 음식을 찾아 먹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 건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이 너무 못나 보인다는 거였다. 세상 사람 다 속여도 나는 나를 못 속인다. 다시는 주말에 술을 안 마시겠다고 해놓고, 숙취로 오후 3시가 넘어서도 누워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를 향한 신뢰가 완전히 깨졌었다. 나조차 나를 못 믿는데, 새로운 도전이 웬 말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원하는 삶을 살려면, 절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절제는 말처럼 쉽지 않다. 드러누워 종일 넷플릭스 보기, 자극적인 음식 먹기, 술 마시기. 이런 것들은 큰 노력 없이도 당장 우리를 즐겁게 한다. 반면 질 좋은 수면을 챙기고 운동을 하는 건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나도 마음을 관리하지 않고 스트레스받는 대로 내버려 두면 똑같이 무너진다. 그래서 거창한 의지력에 기대기보다, 아주 작게 쪼개서 루틴으로 만들어 지킨다. 아침에 운동하겠다고 다짐했으면 일단 매트부터 깔고 그 위에 앉는다.
내가 나한테 한 말을 지키는 그 사소한 한 장면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게 핵심이다. 그렇게 '언행일치'의 경험이 쌓이다 보면, 조금씩 나를 믿는 힘이 생긴다. 내가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잠 잘 자기
꾸준히 운동하기
건강하게 먹기
이런 건강한 습관들이 밑바탕이 되어야 비로소 내적 동기도 생기고 긍정적인 마음도 들어설 자리가 생긴다. 자기 신뢰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내 것이 되지 못한다.
세월이 흐르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내 생각까지 '나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필요는 없다.
진짜 두려워해야 할 건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오늘도 나를 믿을 기회를 버리고 술이나 쇼츠 뒤로 숨어버리는 태도다. 나이 핑계 대지 말고, 오늘 밤 스마트폰 내려놓고 일찍 자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나를 믿는 힘은 그렇게 오늘 지킨 아주 작은 약속에서부터 다시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