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이야기가 내 삶에 미치는 영향
한 취준생 분과 코칭을 했다. 그분은 원하는 직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뜻밖에도 그 이유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였다. 특정 직무를 깊게 조사하다 보니 예상되는 어려움과 부정적인 후기들에 압도되어, 시작도 하기 전에 걱정부터 앞선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분께 후기를 계속 찾아보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실 대부분의 취준생이 이분과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예전에 코칭했던 다른 분의 사례도 비슷했다.
승무원이 되고 싶다던 그분은 현직 승무원들의 생활을 SNS로 계속 찾아봤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일이 힘들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부정적인 후기들을 접하게 되었고, 결국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채 준비를 포기해 버렸다.
취업이나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현직자'나 '앞서간 사람'의 흔적을 찾는다. 하지만 그들의 SNS나 커뮤니티 글을 깊게 들여다보는 순간, 이른바 '현타'가 찾아오기 쉽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업이 되는 순간 고된 노동의 얼굴을 드러내기 마련이고, 사람들은 보통 즐거운 일보다 힘들고 불평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기록하기 때문이다.
비단 취업이나 진로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점심 메뉴 하나를 고를 때도, 휴가지나 영화를 선택할 때도 타인의 별점과 후기에 내 결정을 맡기곤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견딜 수 있는지를 고민하기보다, 남들이 먼저 겪은 평균적인 데이터에 나를 맞추는 것이 실패 없는 삶이라 믿기 때문이다.
해보지도 않은 채 타인의 부정적인 경험을 나의 미래로 확정 짓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또 있을까? 사실 첫 직장 퇴사 후,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주체성'이다. 어린 시절 그렇게 살지 못했던 것이 내면의 결핍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삶의 기준이 타인이 아닌 나에게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곤 한다.
나는 SNS를 하지만 남의 게시물은 잘 보지 않는다. 타인의 화려한 모습이나 성과를 자꾸 들여다보면, 결국 나를 평가하게 되고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나와 비슷한 카테고리의 누군가가 나보다 앞서가는 것을 보는 게 솔직히 유쾌하지도 않다. 그래서 내 중심을 지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지 않는 쪽을 택한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나'라는 기준은 설 자리를 잃는다. 같은 상황일지라도 느끼는 감정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살아온 배경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그 일이 나에게 맞는지,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는 오직 '나의 경험'을 통해서만 판단할 수 있다.
투머치 인포메이션(TMI)은 때로 독이 된다. 도전하기 전에는 너무 많은 정보를 찾으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엔 직접 겪어볼 우리의 '진짜 인생'이 너무나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