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첫 차사고

큰 사고를 막은 액땜

by 희원다움

2년 전 대학원에 다니기 위해 중고 모닝 한대를 구입했습니다. 길치에 똥 손, 어느 것 하나 운전하기에 적합한 생물학적 구조를 갖추고 있지 않아 차를 사고도 반년은 주차장에 잘 모셔두었습니다.


운전 경력은 1년 반, 저 같은 사람도 무사고 운전을 하는 게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평택에서 수원까지 고속도로도 쌩쌩 잘 다녔어요.


운전이 익숙해지니 밤길 고속도로에 차가 없을 때는 130까지 스피디한 운전을 하면서 '운전할만하네'하는 자만심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던 출근길. 10분 일찍 출발해 기분 좋게 노래를 따라 부르며 주차장 커브를 돌던 중 홀린 듯 커브를 틀지 않고 그대로 대리석 기둥을 들이받았습니다.


차 앞 범퍼가 박살 나고 대리석 기둥은 네 조각으로 부서졌으며 오른쪽 바퀴가 시멘트에 쓸렸습니다. 노래를 부른 지 3초도 되지 않은 눈 깜짝할 사이에 턱을 핸들에 들이박고 나서야 사태 파악이 됐습니다. '나 지금 뭐한 거지?'



다행히 보험에 자차처리가 되어있어 퇴근 후 보험사에 연락을 하고 차는 내일 정비소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사고 순간이 생생히 기억이 나는 게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도로에서 다른 차와, 그것도 내 것보다 훨씬 큰 차와 부딪혔으면 저는 튕겨져 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들었거든요.


사실 운전 중 정지신호 앞에서 핸드폰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전화통화를 하거나 카톡을 보내기도 했으나 여태 무탈이었기에 차사고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노래 부르는 것쯤이야 대수롭지 않다 생각했는데 이 난리가 난 걸 보니 큰 사고가 날뻔했던 걸 이렇게 액땜했구나 한편으론 감사했습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운전할 때는 당연하지만 확실한 법칙 '당확법'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핸드폰은 만지지도 보지도 않기!
전화 통화하지 않기!
(나한테 해당) 노래도 부르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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