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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Mar 07. 2023

좋아하는 일로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

좋아하고 잘하는 게 없으면  행복할 수 없는 걸까?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야만 행복할까?


나는 비교적 실행력이 빠르고,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 편이다. 하지만 수년간 자칭 '프로 자기 계발러'로 살아오며 늘 고민이 있었다. 


자기 계발의 큰 줄기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로 돈을 벌어야 행복한 것인데, 몇 년을 고민해도 대체 좋아하는 일이 없는 거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글을 끄적거리는 것도, 운동도, 하다못해 게임도. 그저 그랬다. 그저 그렇다는 건 꾸준히 못하고 계속 다른 곳을 기웃거렸다.


불안했다. 나도 좋아하는 일을 빨리 찾아  덕업일치의 삶으로 행복해지고 싶은데 나는 좋아하는 게 없다.


별의별 강의를 다 들어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불안하고. 굳이 필요 없는  자격증을 따거나 학교를 다니거나 무언가를 계속 배다. 그러면서 블로그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별것도 아닌 일상을 업로드했는데 마치 예술가가 작품하나를 완성한 것처럼 보람되었다.


직장을 다니는 일 외에, 유일하게 지속하는 것은 SNS활동이다. 띄엄띄엄 업로드를 하더라도 2019년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오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SNS인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댓글을 함께 고민하고, 고민했던 것을 다시 콘텐츠로 제공하는 것이 유일하게 지속하는 업무 외 일이다.


그렇다고 그 일이'좋아 미치겠고 직장을 때려치우고 올인해 볼까?' 하는 생각까지 들지는 않는다. 그냥 다음 콘텐츠를 만들고 싶고, 피드백이 궁금하고 또 만들고 싶지고. 숨좀 쉬게 딴짓도 좀 해보는 숨구멍 같은 내 공간이랄까?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수많은 콘텐츠가 있다. 그리고 누구나 잘하거나 좋아하는 것이 한 가지씩은 있다고 한다. 뚜렷한 취미나 특기가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나의 어린 시절부터 회고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분명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빠른 실행력으로 그 말을 들은 즉시, 오랜 기간 해봤다. 철저히 나만의 공간에 커다란 스케치북을 펴고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나의 강점, 그것들의 공통점 찾기 시도했다. 결과는...


없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잘하고 좋아하는 건 모르겠고 강점은 '끈기, 성실함, 노력'. 그저 말 잘 듣는 모범생이었던 '과거의 나'이다.


자기 계발을 하며 깨달았다. 세상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걸 업으로 삼은 사람보다,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는 나 같은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을.


그리고 인정했다. 모두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것을 업으로 삼을 수는 없다. 아니, '꼭 그러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일과 여가를 분리해 업에서 성장과 보람, 가치를 느껴보자. 그리고 일과 분리된 개인의 삶에서 해보고 싶은 것을 시작해 보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일보다 좋아하는 취미가 있는 건 아니다. 나처럼 관심이 생겨 우연히 시작했다, 꾸준히 지속할 수 또 있다.


뭐, 꾸준하지 않으면 어떤가? 생업도 아닌데, 해보고 아니면 그만두면 되지? 지루한 일상에서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는 것,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힘내서 업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활력이고, 그게 내 재미인걸!


내가 갖고 있는 결대로 살아가는 게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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