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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Apr 04. 2023

직장생활에 꿀팁이 어딨냥?⚆_⚆

당신이 선택한 안경을 쓰고 보는 것이 당신의 세상이다!

출퇴근을 같이하는 카풀메이트가 있다. 유유상종이라고 그녀도 '좋은 게 좋은 거지', 조금 손해 보는 것 같아도 마음에 눌러 담는 내향인이다. 월요일 출근길 회사 가는 길, 주말 안부를 묻는 말에 열불 나는 대답이 돌아왔다.


'말도 마, 알지? 나 지난주에 Ms. xx 때문에 스트레스로 고생한 거, 고질병이 도져 주말에 응급실 갔다 왔잖아' 스트레스 때마다 발병하는 이석증 때문에 꽃놀이는 고사하고 주말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Ms.xx와 함께했단다. 그녀의 주말은 재앙이었다.


그녀와 온갖 부정어를 내뱉던 중, 핸드폰에 '까똑'이 울렸다. 아침 스케줄인가 보다 하고 잽싸게 카톡을 열자 'Would you mind~'로 시작하는 반강제적 극존칭 의문문에 결국 극대노하고 말았다.


'아니, 이것들이! 가만히 있으니 진짜 가마니로 보이나? 내가 호구냐?', 억울함에 심장이 쿵쾅쿵쾅 아파왔다. '내가 오케이 하나 봐라, 좋은 사람 될 필요 없어, 나도 남들처럼 선 긋고 딱 잘라버릴 거야'


'미안하지만 난 할 일이 많아. 지난주에 네가 없는 동안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 그래서 너의 부탁을 들어줄 수가 없어! 주저리주저리...' 최대한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고 '보내기'를 눌러버렸다. '잘했어, 안 되는 건 안된다고 해야지! 그래야 나한테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지!'


'too easy'→ '오케이', 뭐? 그냥 오케이라고?....

온갖 미사여구들을 동원, 겁나게 노력했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1초도 안 돼 답장이 온거다. 심플이즈 베스트군. 나는 수십 분을 고민했는데...


'이 순간까지도 나는, 최선을 다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맥이 풀려버렸다. 처음 글을 쓸 때 제목은 '내가 좋은 사람 대신,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이 되려는 이유'였다. 직장생활 조언, 꿀팁에 빠지지 않는 '동료들과는 업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관계를 유지하자'라는 결론과 함께.



하지만 '인간 본성의 법칙'이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들을 그냥 자연현상처럼 보라. 꽃이나 돌멩이처럼 사람도 정말 다양하다. 그 다양성을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그들의 본성을 이해하고 가능하다면 사랑함으로써 우리는 강박적이고 옹졸한 감정으로부터 풀려날 수 있다. 남들이 하는 말과 행동에 일일이 반응하는 것을 그만둘 수 있다.


우리는 각자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본다. 볼록렌즈로 빛을 모아 상대의 단점만 뚫어져라 볼 것인지, 빛이 퍼지는 오목렌즈로 사람들의 다양성을 그대로 바라볼 것인지는 나의 선택이다. , 볼록렌즈로 빛을 모으면 불이 붙는다. 그리고 이 불은 나의 마음 괴로움으로 활활 태워버릴 수 있다.


나는 더 이상 직장동료뿐만 아니라 타인의 말이나 행동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고 싶다. 상처받고 또 다른 상처로부터 나를 방어하기 위해 날을 세우고 선을 긋는 것조차 나에겐, 감정이 소진되다른 노력이니 말이다.


나의 세상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으로 가득 찰 것이다. 내가 선택한 렌즈로 보는 것이 내살아가는 세상이니까. 빨간머리앤이 경험하는 흥미로운 세상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과 태도를 돌아보자. 내가 마주하는 세상은 왜 이렇게 버겁기만 한 지...


너무 오래 슬픔에 빠져있기엔 세상이 참 흥미롭지 않나요? 이 길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전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
-빨간머리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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