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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Jan 31. 2020

기분과 열정의 차이

나는 내 열정에 책임을 지고 있는걸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머리가 복잡하고 답이 나오지 않아 답답할 때는 괜히 잘 읽지도 않던 책을 펼쳐봅니다. 


이때만큼은 '책 속에 답이 있다'는 말을 믿어보면서 말이죠.


유튜브를 시작한 지 정확히 1달 하고 15일 됐습니다. 늘 연예인을 동경했고 티브이 속에 내가 나오는 모습을 상상해와서 그런지 영상으로 제 모습을 보는 게 신기하기만 했어요.



용기가 없어 첫 영상을 올리기까진 수개월의 시간이 걸렸지만 막상 올리고 나니 생각보다 재밌었습니다. 


편집할 때 제일 귀찮다는 자막도, 영상을 찍을 때 놓쳤던 말을 할 수 있어 친구에게 수다 떨 듯 넣었습니다.  




하루 1개씩 매일, 어쩔 땐 또 올리고 싶어 2개를 올린 날도 있었습니다. '왜 이러지? 생각보다 콘텐츠가 많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오만한 생각이었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요..


구독자 수도 늘고 댓글도 달리자 어안이 벙벙했지만 신기하고 좋았습니다. 답글을 달고 질문을 영상으로 만들고 하는 과정이 설레고 즐거웠는데 점점 주제가 떨어져 가 불안했습니다.



사람들이 기분과 쉽게 혼동하는 것이 바로 '열정'입니다. 대부분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또는 순간적으로 벅차오르는 감정을 '열정'이라고 착각합니다.


기분은 이것을 일으키는 이벤트가 물리적, 시간적으로 멀어지면 약화되지만 열정은 특정 이벤트와 명분에 상관없이 꾸준히 작동되는 행동이며 데드라인이 없습니다.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




저희 엄마는 늘 뭔가 시도하는 저에게 왜 그렇게 피곤하게 사냐고 합니다. 통념을 거스르며(당연히 결혼해 가정을 꾸리지 않고 있는 ) 자신들과 다르게 살고 있는 저를 걱정하고 때로는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이런 저를 '열정적이다, 혹은 열정이 뻗쳤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책에 나온 정의로 보면 저는 열정적인 사람이 못된 거 같아요.


구독자수가 늘고 댓글이 달리면서 하루에도 기분이 수십 번 왔다 갔다 합니다. 다음 영상을 기대한다고 하면 그 기대에 못 미칠까 무섭고, 조회수가 안 오르면 조바심이 생깁니다.


열정은 뜨겁거나 식는 게 아니라 그 상태 그대로 꾸준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게 참 쉬운 일은 아닌 거 같습니다.


자꾸 나보다 나은 사람, 잘하는 사람들을 찾아보며 비교하고 너무 섣불리 시작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역시 '거창하게 기획도 하고 좋은 장비를 갖춘 스튜디오도 있어야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제 자신이 초라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유튜브로 백만 구독자를 모으려 했던 것도, 돈을 많이 벌어 직장을 관두려 시작한 것도 아니었잖아!' 


스스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으려 했던 건데 비교할 수도 없는 사람들을 보면서 실망하고 자책하는 저를 다독여봅니다.


좀 더 책임감 있는 열정을 가져보자고 말입니다. 오랫동안 꾸준히 자동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하는 습관을 가져보자고, 나를 믿어보자고 말이죠.


이렇게 부족한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구독자분들께 신뢰를 주는 '열정적인 희원 다움'을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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