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것

나의 루틴은 외로움

by 희원다움

작가의 루틴이라는 책에서, 시인 이규리님은 '나의 루틴은 외로움'이라고 했다. '어! 나도 그런데?', 생각해 보니 동료와 환자로 북적이는 병원에서조차 외로움을 유지하는 게 가장 오래 지켜온 루틴이었다.


겉으로 보기에 나는 모나고 뾰족한 사람은 아니지만 군중 속 아웃사이더가 되었다. 사람들과 어울리면 기를 뺏기는 내향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주변에는 관심사를 공유할 사람 없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즐기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병원과는 다르게 혼자 차지하는 내 방이 있다. 시간이 되면 환자를 데려오고 의사가 진료를 마치고 나가면 업무시간 내내 방에 머무를 수 있는 시스템이다(미군부대 병원은 간호사의 방이 배정되어 있고 20분마다 각 방으로 환자를 데려가 간호사정을 한 후, 의사에게 보고 한다(의사는 환자가 있는 간호사의 방에서 진료를 보고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간다)


점심시간, 밥을 먹으러 휴게실에 가거나 목적을 갖고 누군가의 방에 들어가지 않으면 환자를 보며 자신의 방에 혼자 머물 수 있다. 나는 점심도 먹지 않으니 출근해서 퇴근까지 이곳, 내 방에 혼자 있다.


유일하게 나의 속내를 드러내는 카풀 동료도 출퇴근 시간이 외에는 함께하지 않는다. 그저 내 방의 정적과 고요함을 온전히 만끽하며 글을 쓰거나 영상을 만든다. 하나 아쉬운 건 방 안에 창문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지만 없는 대로 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어 나쁘지 않다.

창문 없는 작은 방, 온전히 외로울 수 있다

책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에 의하면 외로움을 두 갈래로 나뉜다. 론리니스(loneliness), 솔리튜드(solitude). 론리니스는 격리되어 혼자 있는 고통을, 솔리튜드는 스스로 선택해 나다움을 찾는 혼자 있는 즐거움을 뜻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고통스럽게 여길 것이냐 아니면 즐기며 나다운 성장을 할 것이냐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나처럼 혼자됨을 자처할 필요는 없지만, 단지 외로움이 두려워 아무나와 함께할 필요는 없다. 인간은 다른 이와 함께 살아감과 동시, 혼자 있는 외로움도 즐길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와 정직함이다. 나답지 못하게 살고 있다는 건 남이 원하는 데로 살고 있다는 것인데, 사실 그게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나다움을 찾으려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이게 진짜 네가 원하는 거야?

나답게 사는 사람은 솔직하고 용기 있게 대답할 수 있다. '이건 이래서 재밌어. 저건 저래서 재미없어. 이거 할 거야, 저거 할 거야', 계속 문답하다 보면 찾게 된다. 결국 나다운 게 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답게 살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론리니스가 되는 것을 두려워 말고 솔리튜드가 되기를 선택하자. 타인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지 말고 나다운 나를 찾기 위해 혼자됨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