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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Aug 22. 2023

잘 나가는 친구가 부럽지 않은 이유

(ft. 피아노의 숲) 너 자신의 피아노에 애정을 가져라

니메이션을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요즘 넷플릭스에 볼만한 것들이 꽤 있다. 취향이 변하는 게, 40여 년간 순정만화, 로맨스류만 봤더니 이제는 그 뻔한 스토리가 지겨워졌다. 40년을 봤으면 '그럴만하다'싶을 수 있겠다. 하지만 드라마 '킹더랜드'를 보다 중간에 포기한 건, 스스로에게 꽤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완벽한 비주얼 두 주인공이 나오는 로맨스 드라마가 지. 겹. 다. 니...  


요새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성장스토리'를 즐겨본다. 한참 즐겨보고 있는 일본 에니매이션 '피아노 숲'에서 이런 대화가 나온다.


주인공 아마미아

노력형 천재 아마미아가 음악 선생님한테 묻는다. 자신도 타고난 천재 카이처럼 감동을 주는 피아노를 칠 수 있겠냐고. 사실 아마미아는 어릴 적부터 체계적인 레슨을 받고 연습해 실력을 갖춘 금수저 노력파이다. 


반면 그의 동지이자 라이벌인 카이는 유흥업소에 다니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피아노 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으나 어릴 때부터 숲 속에 버려진 피아노를 치며 그 행위 자체가 즐거운 타고난 천재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아마미아콩쿠르에서 1등 하는 것이 피아노 연주의 이유였다. 그러기 위해 한 치의 실수 없이 악보를 연주했고 경쟁자들과 자신을 비교하느라 피아노 연주가 즐거웠을 리 없다.


반면, 타고난 실력에 연주하는 즐거움 아는 카이는 누구를 이길 필요가 없었다. 악보 보는 법도 몰랐지만 자신이 느끼는 데로 피아노를 사랑하고 즐겼다.


아직 중간도 채 보지 못해, 이후 이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어린 아미미아 나학창 시절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나는 가장 친한 친구가 한 명 있다. 어릴 때는 같은 동네에 살고 옷도 비슷하게 입고 다녀 쌍둥이냐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나는 유달리 학교 성적에 욕심이 많았다. 하지만 코피 흘리며 날밤을 새도 타고난 공부머리를 가진 친구를 이길 방법은 없었다. 하필 고3 때, 친구와 같은 반이 되었다. 눈앞에 이는 친구의 모든 행동이 신경 쓰였다. 어떤 문제집을 푸는지, 어디까지 풀었는지. 별 걸 다 신경 쓸 정도였다.


가장 친했지만 그 시절엔 친구를 견제하느라 나 자신을 돌보지 못했다. 오히려 성적은 떨어지고 모든 일에 예민해졌다.


친구는 그때의 나를 어떻게 기억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때도 지금도 그녀는 나를 친구로 여길 뿐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그녀와 나는 성공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보다 잘 나가는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다. 사실 상대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기보다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앞서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더구나 아직 감정 컨트롤이 미숙한 초등학생 아마미아에게 '너 자신의 피아노에 애정을 가져라'는 말은 너무 어려운 조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본성을 알아채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성숙함을 가진 존재이다. 결국에는, 아마미아도 청자를 감동시키는 자신만의 피아노를 연주하게 되지 않을까?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힘들어하던 나에게 한마디 위로를 건네고 싶다.


나는 미래에서 온 너야. 지금은 너희는 같은 공간에 갇혀, 같은 목표를 위해 공부하고 있어. 옆에 있는 친구보다 성적을 잘 받싶은 건 당연해. 하지만, 우리 모두는 각자의 길을 가게 되어있어. 너와 그녀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거야.


그러니 친구를 견제하는데 쓰는 에너지를  자신을 돌보는데 쓰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일, 해보고 싶은 일을 찾아낸다면, 앞으로 너그 누구보다 풍요로운 인생을 살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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