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문맹보다 더 무섭다.” -미국 연준 의장을 최장기간 역임했던 앨런 그린스펀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에서 ‘2023년 청소년 금융이해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우리나라 고등학교 2학년 717명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이해력 평균 점수는 46.8점을 나타냈다. 이는 미국 금융교육기관이 설정한 낙제 점수인 60점 보다 약 14점이 낮았고 2013년 조사 결과보다 1.7점 하락한 결과라고 한다.
이 친구들이야 대학 입시를 공부하기도 바쁜데 금융 교육을 제대로 받았을 리 만무하다. 설사 생기더라도 당장 수능 점수를 높이지 금융 공부를 하겠냐만, 내 이야기를 듣고 경각심을 갖길 바란다.
아주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금융문맹을 겪는 20년 차 직장인이다. 가장 현명한 재테크는 '나 자신에 투자하는 거다!'라고 생각했다. 물론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월급 명세서를 단 한 번도 체크하지 않을 정도로 돈에 무관심·무지한 인간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다니다가도 매달 월급통장을 확인하면 품은 사직서를 찢어버린다는데, 나는 여태 매달 얼마를 받는지 확인도 안 했다. 그런데 동료가 말하길 실수로 초과 근무수당이 안 들어오기도 한다고...
그렇게 미국계 회사에 다니면서,쉬어도 되는한국 휴일마다 자처해 일을 했다. 그런데 운이 없었다면 '수당을 못 받았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니 속이 쓰렸다.하지만 여기까진 그럭저럭 견딜만했다. 이 충격적이었다인 사건을 알아채기 전까지는...
엊그제 유튜브에서 생기는 아주 소소한 돈이 들어왔다는 알람을 받았다. 여태 얼마가 쌓였나 궁금해, 은행 어플을 열었다. 외화 통장을 제외하고 들어오는 돈은 모두 월급 통장에 쌓아두는데 첫 화면에 월급통장 내역이 보였다.
괜히 한번 들어가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지출 내역을 확인했다. 거의 확인을 안하는데 그날은 그냥 보고 싶었다.그런데알 수 없는 SKB158657805에서 매달21,780원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발건했다
뭐지? 이 불길한 예감은?
알고 보니SKB는 SK 브로드밴드 인터넷 사용료를 뜻했고정확히2019년 2월 21일부터 2023년 8월 21일까지 총 55회, 21780원이 이체되고 있었다.
무려 1백197900만 원...... 또르르
LG U+ 인터넷을 사용료를 내면서 무려 4년 동안 SK 브로드밴드의 번영을 위해 2만 원이 넘는 돈을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었던 거다. 한심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비싼 수업료 지불했다 샘 친다.여기서 너무 자책하면 모양 빠지니까...
신간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에서 저자는 말한다. 종잣돈 모으기 1번,통장부터 쪼개라! 월급/ 생활비/ 재테크/ 비상금 4개의 통장으로 쪼개라고 한다. 월급을 받아 통장 하나에 몰아넣으면 우리 뇌는 쓸 수 있는 돈을 월급의 총액수로 생각하고 소비를 한다.
하지만 통장을 쪼개면 소비의 규모에 제한이 생기고 돈을 목적에 맞게 쓸 수 있게 된다고 했다.난 20년간 월급 통장 하나만 쓰는.... 하...(고만 자책하자)
지금까지 재테크를 공부하는 것은인생의 목적이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면 굳이 필요하나?'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학자금 대출도 안 했고 결혼 같이, 큰돈 들어갈 일이 없었기에 월급으로 충분히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노후에는 '실력을 계속 쌓아가면먹고살겠지' 했는데, 돈을 모르면 '나를 지킬 수 없겠구나', 무식해서 용감했다.
마흔 넘어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마흔 넘어 초라해지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 돈 공부를 해야 한다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