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원다움 Nov 09. 2020

꿈이 없어졌다.

당신의 내일은 안녕하십니까?


 간호사로서 목표가 무엇인가요?
5년, 10년 후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을 것입니까?


면접이 끝나갈 무렵 꼭 받는 질문입니다. 병원 면접을 준비하시는 취준생들을 위한 글을 쓰려다 말고 제 숨이 턱 막혔습니다.


간호대학에 편입할 때는 서울대학교 병원 병동에서 경력을 쌓아 국제진료센터 간호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맘먹은데로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이라고 했나요?


어쩌다 보니 보라매병원에서 일을 시작하고 이직 후 정신과 병동에서 근무를 하다 미군 병원에 온 지 햇수로 5년이 됐습니다.





5년 동안 그저 그런 평범한 일상을 보냈습니다. 특별히 힘이 들었거나 기뻤던 기억 없이 잔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요즘, 괜히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또 그 병에 걸렸구나. '이직병...'


저는 간호사가 되기 전, 3년마다 직업을 바꾸는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엔지니어도 3년, 승무원도 3년, 간호사가 되어 이제는 이렇다 할 꿈도 없는데 그때가 되니 또 초조해집니다.




 전 열심히는 사는데, 싫증을 잘 내는 편입니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갈고닦아야 되는데 3년만 지나면 벌써 눈이 다른 데로 돌아가곤 합니다. 대체될 수 없는 'xx 전문가'라는 인물이 언제 돼볼까 싶습니다.


그래서 '5년 후, 10년 후에 어떠한 간호사가 되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새로운 일을 찾아보려는 궁리만 했지, 전문성을 더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람이 생각은 왜 못하는지 모릅니다.




남들에게 '넌 늘 새로운 시도를 하며 열심히 살고 있으니 이만해도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 확실합니다. 저도 참 꾸준히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속물입니다.



그런데 요즘 TV를 보면, 춤에 미쳐, 트롯에 미쳐 수없이 오디션에 떨어져도 꿈을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오곤 합니다.


그들처럼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에너지를 뿜을 수 있는 목표를 찾고 싶습니다.


당신은 앞으로 5년, 10년 후 계획이 있으신가요?


저는 쉽게 떠오르지가 않네요. 형식적인 면접 질문에 대한 답 말고, 남들이 보기에 그럴싸한 일에 끼워 맞추는 것 말고, 제 마음이 닿는 일을 꼭 찾아내고 싶습니다. 오래 걸려도 이번엔 꼭 그러고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빽도 능력'이라면서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