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일상 & 퇴사는 아주 큰 일 같으면서도 아주 사소한 일이다
스타트업의 일상
총 직원이 3명인 회사에 입사 한지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스타트업에서 일을 한 건 처음이었다
공동 대표 2명과 한 명의 직원, 바로 나였다
스타트업 치고 자리를 조금 잡은 상태라 매년 매출이 어느 정도 유지가 되었고
미미하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
(각자 월급과 조금의 인센티브는 유지되는 정도)
직원이 나뿐이었기에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그중 80% 이상은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단시간에 (강제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체계라는 게 전혀 잡히지 않았었기에 내가 하는 행동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알기 어려워
(행동의 옳고 그름은 2명의 대표님도 몰랐기에)
자주 물어보았고 내가 필요한 부분을 요청하면 어느 정도 들어주려고 했다
체계가 없었기에 자유로움이 있었다
(대표의 기분에 따라 매번 말이 바뀌는 자유로움도 있었다)
일의 형태는 한가할 때는 여유롭지만 바쁠 때는 정신이 없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한 분의 대표님(퇴사의 이유)은 동시에 여러 개의 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업무 성향이 여러 개를 모아서 한 번에 주는 성향이기도 했고 시간 개념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몇 가지 예시를 들자면,
오전 9시까지 외근을 가야 하는데 그 내용을 오전 7시에 전달을 주시거나
퇴근 시간이 되어서 집에 가려고 하는데 오늘 작업 있다고 하고 가야 된다고 한다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 2~3가지 일을 더 주고 왜 답을 안주냐고 하셨다
일을 시킬 때는 항상 x=?이라는 형태로 주었고 다시 되물어서 1x2+3=? 과 같은 형태를 내가 파악해야 했다
그 당시 나는 솔로이면서 딱히 약속도 없었기에
갑작스러운 업무도, 비효율적으로 일 하게 되는 것들도 원만하게 지내기 위해 이해하려고 했던 거 같다
항상 그냥 해주었던 것이 문제였을까?
어느 순간 급작스럽게 일정을 얘기하는 것들이 자연스러워졌다
물론 나는 아니였지만
(그렇게 퇴사조차도 갑작스럽게 하게 되었다)
대표와 술을 한 잔 하면서 각자 서운한 얘기를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할 말이 많았으나 최대한 정중히 말하려 했다
주 된 이야기는 일을 시키실 때 보다 자세한 설명과 조금 더 미리 이야기해 달라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들은 답변은 나도 회사를 운영하는 게 처음이라 서툴다는 것이었다
이 날 스타트업에 대한 내 정의는 확실히 바뀌었다
스타트업은 말 그대로 시작하는 기업이라 파이팅이 넘치고 무언가를 열심히 해보려는 집단인 줄 알았으나
아무것도 몰라서 이제 시작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맞춰주려고 하는 성향이 강했다
어느 정도 양보하고 더 해주어야 마음이 편하기에 그렇게 살아왔다
그리고 그 성향을 악용하려는 놈들이 있으면 조금씩 멀어졌다
그래서 이번에도 덤덤히 버텨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는 단단하다고 믿었기에
하지만 아주 미세하게 쌓인 균열들은 이제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 가까이를 버텼고 이제 멀어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