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산책 1

이슬에 취하다

by 온별

오늘은 새벽 5시에 눈을 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상 시간이다.
이렇게 이른 아침에 깨어난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직장을 그만둔 지 두 달이 채 안 되었는데,
이제야 잠도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다.
오랜만에 내리 푹 자고 일어났다는 사실이
왠지 자랑거리가 생긴 것처럼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침대 속에서 가볍게 몸을 풀고 일어났다.
산책 나갈 줄 아는 반려견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 기대 가득한 눈을 마주하고,
산책용 옷으로 갈아입는다.


풀잎 위엔 이슬방울이 맺혀 있었다.
요즘 부쩍 이슬방울에 빠져 있다.

마치 예쁜 액세서리 가게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처럼,
매번 걸음을 멈추고 넋을 잃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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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제자리에 머물며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이슬방울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보석 같다.
아침 햇살과 완벽히 조율된 그 반짝임 앞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홀린다.

어느새 내 눈빛도 반짝인다.
이슬방울도, 내 눈도 함께 빛나는 이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오는 시간이다.
그리고 감사함으로 가득 차오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내 발로 걸어왔다는 게 고맙고,
이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내 눈에 감사하고,
이 순간을 글로 옮길 수 있는 내 손가락에도 고맙다.

아!… 너무 도취되는 거 아닐까?


문득 든 생각.

......
“나는 술을 못 마시는데도, 이렇게 잘 취한다니…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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