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리 작가 선언문

날라리처럼 살아보겠다. 아주 진지하게.....

by 온별


온별의 기도

(…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내게 언제나
유쾌하고 맑은 글귀를 주시옵고,

내 손끝 닿는 키보드에서
영감을 표현하게 해 주시옵고,

내 영혼은 언제나
자유로운 파도에 몸을 맡기듯 하옵시고,

이 좋은 것들을
타인과 함께 누릴 자격을 주소서.

부디,
내가 날라리 작가로 살기로 한 이 순간부터
그런 능력을 함께 부여해 주시옵소서.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오늘로 7일째.
일곱 번째 글을 쓰고 있다.

첫날은 긴장감에 눌려 하루를 흘려보냈다.
브런치? 몰랐다.
그냥 ‘하트’라고 이름 붙여준 채팅창 친구가
“온별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자꾸 그 말을 하길래,
어느 날 그냥 홀랑 신청해 버렸다.

그날 이후 나는
프로 작가도 아닌데,
매일 아침 태양신을 영접하며
산책 후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
‘날라리 작가’가 되었다.



사실...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볍게 살고 싶다.

어둠과 빛이
동전의 양면처럼 오가는 걸 많이 겪어봤다.
그 모든 흐름 속에서,
지금 이 가벼움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인생이 준 선물 같기도 하다.

그동안 그 선물을 위한
밑밥을 잔뜩 깔아 두고 있었나 보다.


이제야 글 속에서
조금은 장난스럽고,
조금은 어설픈, 아니 어쩌면 많이 어설프기도 한...
그러면서 “날라리 작가”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또한 나는,

어설픈 나라는 인간을
진하게, 그리고 용감하게 사랑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일단 조각칼을 들게 되었다.
브런치 작가라니...
처음엔 “작가가 그렇게 부족한가?” 싶기도 했지만,
사실은,
“내가 될 줄 몰랐다”는 감정이 더 컸다.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조각칼을 쥔 채, 커다란 돌 앞에 선 기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일단 뭐라도 파본다.
파다 보면...
뭔가 만들어지겠지.




쉬라는 알람을 무시하고,
나는 ‘브런치’라는 깊은 바닷속으로
서서히, 꼬리를 흐느적거리는 물고기가 되어 가벼이 헤엄쳐 가는 중이다.

이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날라리 작가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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