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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uren Dec 19. 2021

아들 군대 보낸 엄마

엄마 눈이 와!!

딩동댕동 딩딩

보이스톡 알림이네.

토요일 2시53분?? 뭔 일이래??

포천에 눈이 온다구요...


" 엄마, 엄마, 눈이 와! Wow wow. 엄마 보여주고 싶어. Wow.wowwwww."

아들의 흥분이 여기까지 전해진다.


" 엄마, 엄마,  처음 눈이야. Oh wow wow.  내가 막 뛰어다니니까, 다들 웃어. 흐흐흐... 지금은 즐기래. 나중에 욕 나올 거래." 


어릴  때 눈을 몇번 봤는데...

" 엄마, 엄마, 나 제설작업 준비하러..."

" 장갑 잘 끼고, 옷 잘 입고 나가."

" 아라아라.. 사랑해 바이."

한국 뉴스를 보니, 정말 내리는 게 아니라 퍼붓는 수준이네.. ㅎㅎ


아들이 3땐가

밤새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은색으로 반짝거리는 아침!

그때도 똑같았다.

다들 자는 새벽에 혼자 옷 입고, 신발 신고, 

" Mommy!! open the door. I wanna go out!!!"

그땐 귀여웠는데...

지금은 천방지축, 좀 바보같이 보이네..


친구들 보여준다고 눈을 비닐봉지에 담아서 냉동실에 넣고,

필리핀에 가져간다고  눈사람 옆에서 포즈 취하고,

다 잊어먹었나봐.


해외입영자부모 캠프방은 모두의 걱정으로 도배되다시피하는데...

" 엄마가 대신 해 줄꺼야?크크크  Don't worry. 엄마, 나만 해? 우리 다~~하는거야. 오면 해.(닥치면 한다는 말) 걱정 하지마. 날 믿어."


이 무한한 자신감과 긍정의 힘은 어디서 오는건지..

앞으로 영원히 이 맘 변치말기를 엄마가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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