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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uren Dec 05. 2021

아들 군대 보낸 엄마

한국에 도착!

" mommy, mommy. 아이고 참내... 시간 없어... 일루와 일루...."

아들이 꼭~안아주며 등을 토닥거린다.

"잘 갔다 오게. 밥 잘 먹고, 아프지 말고, 걱정 쫌 그만하고, 잘  있어. 아이고.. 엄만 too much야."

아들은 담담하게 얘기한다.


" 어떡해, 어떡해....."

바보 같은 울보 엄마땜에 다 망쳤다.

뭔 아름다운 이별이야. 그런  어딨어?


이 글을 적으면서도 나는 눈물, 콧물 다 쏟고 있다.



하!

원,  

내,

참,

이렇게 싼 비행기 티켓은....

펜더믹이라 이런 건 또....ㅠㅠ


외할머니의 성화로 격리시설이 아닌

부산 외갓집에서 2주 격리를 하기로 했다. 

외가 2년 전 부산으로  낙향하셔서

아들은 부산이 처음이고, 

혼자 부산에 내려가야 해서 조금 걱정이 되지만,

시험이 끝난 후부터 아들은 벌써 흥분 상태인 듯하다.

" 엄마, 기차를 타고 부산에 가는 거야? KTX!!! 최고 속도가 300km/h로 달린다. TGV 보다 더 멋져~~~. 한국 멋지다~~."

"응"   언제 또 찾아본 건지....

쾅! 벌컥!!

" 엄마, 부산에도 물오뎅이 있다~~. 아빠랑 나 어렸을 때 겨울에 먹었잖아. 겨울이 아니라서 아쉽네~~."

어렸을 때 트럭에서 파는 오뎅이 인상 깊었는지 한국 음식을 얘기할 때마다 되풀이되는 레퍼토리이다.


" 엄마, 엄마, 부산에 보라카이보다 더  넓은 beach 있어. Wow, Wow, 멋져. 할머니, 할아버지 좋은 데 사는구나."

" 근데. 못 갈걸.. 코로나 땜에, 갈 수 없을지도 몰라."

"Its ok. 나중에 가면 되지. 군대 끝나고...."


하루에도 수십 번 들락날락, 방문을 팡팡 여닫아 가며, 3살 어린아이처럼 엄마를 찾는다.

유튜브. 페이스북, 오만가지 sns를 찾아가며 나에게 보고? 자랑? 을 한다.

저럴 땐 아무도 못 말린다. ㅎㅎ


젊음과 패기를  갑옷처럼 두른 아들의 

미지의 세계를 향한 기대는 특별하다.




엄마! 도차 ㄱ!


문자를 시작이자, 끝으로 아들은 연락이 없다. 문제가 있으면 연락을 할 것이고, 익숙지 않은 아이를 성가시게 굴고 싶지 않아 꾸~~~~욱 참고 있다.



메시지가 왔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 먹는 모양이다.

이렇게 근황을 알려, 지 엄마 걱정을 좀 덜어주는 아들이 대견하다.

 


코로나 때문에 공용 화장실 이용이 용이하지 않아,

 아침도 거르고, 물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길을 나선 아들이다.

하루 종일 굶었으니 얼마나 허기 가질까... 생각하니 많이 안쓰럽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친구와 작별을 하고, 기차를 타러 가는 그 짧은 시간에 울 아들은 미친 친화력을 발휘하여 또 친구를 만들었다고 한다. ㅎㅎ

American이고 나이 지긋한 아들의 친구?부산에 있는 한 대학의 교수라고 했다. 

군에 입대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하니, 너무 멋있다며, 칭찬과 함께 그 삼각 김밥을 계산해 주었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군인에 대한 존경심과 사랑이 대단하다고 하더니 진짜인가 보다.


울 아들, 공짜라서 더 맛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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