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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uren Dec 07. 2021

아들 군대 보낸 엄마

60년 차이나는 말띠 할아버지와 손자 vol.1

필리핀에서 비행기 태워 보내기 까지가 나의 몫이다.


이제 외할아버지의 숙제가 시작되었다

할아버지와 손자, 60년 차이가 나는 말띠, 서로를 엄청 사랑하는 둘의 캐미가 기대된다.



할아버지께서 이발 안 하면 같이 안 다닌다고 으름장을 놓으셔서 격리가 끝나기가 무섭게 이발부터 했다.

Before.                            After

" Mam, 나 한국사람 같지??""

" 아들, 너 원래 한국 후흐 사람이야. 흐흐."

"Korean style..." 이라면서 좀 어색하지만, 미용실에 있던 아줌마들이 예쁘다 해서, 

"나 남자예요. 잘 생겼다 해야지요" 했다네.

하! 저 버르장머리 보소. 쯧쯧


증명사진을 찍고, 생애 첨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출생은 한국에서 했지만, 19년동안 흔적이 없던 아들이 "나 여기 있어요." 하고 한 줄 그었다.

요새는 동사무소라고 하지 않고 주민센터라고 하더라.

난 동사무소란 이름이 더 친근한 걸 보면 난 옛날 사람?...^^


휴대전화를 등록하고, 시청에서 여권을 다시 발급하고, 바쁘다. 통장도 2개나 만들고.


드디어 8월 17일!

병역판정 검사하는 날!

할아버지께서 미리 병무청에 전화를 하셔서,

부산에 실거주하는 사람은 부산에서 신검을 받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냐 라며 민원을 넣으셔서, 부산에서 하게 되었다.

역쉬,  울 아부지!!

내가 비싼 국제전화로 부탁할 땐 주소지를 이전하고 다시 병역판정 검사 신청을 해야한다며, 번거롭지 않겠냐고 하더니, 아부지가 전화하니 한방에 해결하셨네.

내가 말주변이 없나?^^



근데 울 아들이 뿔났다.

병역판정이 3급으로 나온 것이다.

검사를 마치고 톡이 와서, 완~~~ 전 풀 죽은 목소리로

" Mam, its funny. 내가 3급이래."

 " 어머, 왜!~~?"

불합리한 건 못 참는 우리 아들,

어눌한 한국어로 따져 물으니, 

고도난시라 그렇단다.

아~~! 시력은 생각을 못했네.

안경을 쓰고, 시력을 check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으니 난시는 예외라고 했다고.

실망도 잠시,

무한 긍정 아들은

" 그래도 군대 갈 수 있어. 크크."

현역으로 갈 수 있다는 소리인 듯하다.


그래, 아들  
니가 사랑하는 군대는 간다.


9월 27일에 입대가 결정되었다.

이모, 고모, 삼촌, 친척 할머니께 전화를 드려, 군대 간다고 말씀드리니, 반응은 반반이다.

모두들 될 수 있으면 피하려 하는 군대를 굳이 갈려는 아들을 이해 못 하시는 듯...

하지만 엄마는 언제나처럼 아들의 선택을 응원해.^^


삼촌과 숙모가 준비해준 입영 준비물


삼촌과 숙모가 준비했다고

더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말하라고 ...

입영일에

하루 월차를 내고, 

아들을 외조부 대신 배웅해주기로.


연로하신 사돈에 대한 배려일 것이리라.

자주 만나지 못해, 

소원한 가족이지만,

새삼, 가족이란 이런 거구나 하며 우리 세 식구 모두 마음이 따뜻해진다.


" 뭣이 이래 많노? 다 가져갈 수는 있나? 갖고 가도 괘한나? 캠핑 가나?"

사진을 본 남편은 연신 고개를 내저으며 혀를 찬다. 

요즘은 남편 때와는 달리 준비해 가는 것이 엄청 많아 놀라울 따름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가 조금 미안하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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