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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엘 Jul 17. 2022

아이의 미래는 선행 속도와 사교육 양에 비례하지 않는다

2년 연속 낙제를 거듭하던 아이를 세계적인 명문대학에 보내다

<엄마의 조건>

이야기 1. 조급한 엄마 힘겨운 아이


1-2. 아이의 미래는 선행 속도와 사교육 양에 비례하지 않는다  


후배 맘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 집 아이가 더 고학년 수학이나 영어를 빨리 공부하는지 또는 학원이나 과외로 보내는 시간이 더 긴지 경주라도 하는 것 같다.


남들이 하니 안 시킬 수는 없고 이해도와 상관없이 고학년 선행을 몇 번 돌리면 그나마 아는 게 있겠지 싶어 시킨다는 말도 들린다. 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마치 더 많은 선행을 하면 실제 실력이 더 있는 것처럼 우쭐하고,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의 높은 수준 반에 다니면 작은 보습학원에 다니는 또래들보다 실력이 뛰어나다고 자랑을 한단다.


별 이상한 분위기도 다 있다 싶었다. 이 기준으로 우쭐해 자랑하는 엄마들은 모르긴 몰라도 이렇게만 쭉 하면 좋은 대학 갈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는 것 같다. 반대로 이 기준으로 자랑하거나 우쭐댈 것이 없는 엄마들은 초조해져 아이를 더 달리게 할 기세이거나 이미 좋은 대학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말과 분위기들을 접할 때면 ‘그게 아닌데…. 그 기준으로 대학 가는 거 아닌데…. 그건 진짜 실력이 아닌데’하는 마음이 든다. 그런 기준이면 선행을 해본 적 없는 우리 아들은 학창 시절 이미 좋은 대학과 거리가 멀었으며, 초등학생 딸들은 이미 뒤처진 아이란 의미인가 싶어 씁쓸한 마음이 든다.


아들을 키운 경험과 딸들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적기 학습이 아닌 선행학습이 오히려 당연하게 인식되는 분위기를 접하면서, 대세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반기라도 들고 싶어 용기 내어 글을 쓰게 되었다.

     

엄마들이 이렇게 자녀를 전속력으로 달리게 하는 데는 대부분 달리는 종착점이라고 생각하는 좋은 대학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함일 것이다. 공기업에서는 5년 전부터 평가자가 지원자의 학력 등을 어느 단계까지 알 수 없는 블라인드 전형 선발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유달리 학벌 위주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당당한 사회인으로 살도록 하기 위한 첫 관문을 잘 통과하게 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너무 당연하다.


좋은 대학을 다닌다고 그 사람이 행복하거나 또 인격적으로 훌륭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모두 알고 있다고 해서, 나와 같은 보통 엄마들이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공부는 못 해도 되고 대학은 안 나와도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그렇게 달리면 최종 결과가 좋아야 하는데, 얼마나 많은 엄마가 마지막에 웃을지는 잘 모르겠고 오히려 반대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고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주변에는 영어유치원을 시작으로 소위 대치동 트랙에 아이를 태워 수년간 딸을 뒷바라지했으나 정작 고3 때 아이가 다 포기하고 정서적으로 문제가 생겨 아이를 살리려고 대학 지원을 포기한 예가 있다. 아이 교육을 위해 대치동에서 남들 다 하는 대로 키웠지만, 결국엔 두 가정의 자녀 모두 지방대에 합격하여 들인 노력을 허탈해한 예도 있다. 또 한 지인의 외동딸은 엄마의 철저한 선행과 사교육 관리를 바탕으로 영어유치원부터 완벽에 가까운 시험 점수와 최고의 스펙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합격할 줄 알았던 원하던 대학에 합격하지 못해 주위를 의아하게 했다.


주변에서는 아들의 입시 결과가 가장 좋았는데, 합격한 학교 랭킹이 제일 높은 것 외에도 일반적인 기준으로 축적된 공부의 양이 가장 적을 뿐 아니라 느리게 달린 아이가 가장 좋은 대학에 갔으니 사실 당사자인 우리부터 그 결과가 놀라운 따름이었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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