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가족들은 일찍부터 잠자리에 든다. 가족의 풍습이라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내가 그런 분위기릍 만들어서 이다.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일찍 자기로 유명했다. 초저녁부터 불이 다 꺼진다. 저녁 8시인데 미취학이던 1호와 2호는 숙면에 취한다.
불면증을 가진 남편만이 유일하게 새벽에 뒤척이다 잠이 든다. 이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가 자고 있을 때의 일이니. 다 큰 어른을 내가 어찌할 수는 없다.
일찍 자면 좋은 점이 많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밤새 숙면을 이루면 그 다음날 맑은 컨디션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특히 사춘기인 중1과 초5인 아이들이 아침에 짜증을 부리면서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다. 공부나 게임을 하더라도 웬만하면 밤 10시면 불을 끄고 자는 분위기를 만든다. 1호가 중등 입학 전 보통의 중등 아이들이 새벽에 잔다는 말을 들었다. 왜? 거의 대부분 공부보다는 게임시간 때문이란다. 그러고는 수업시간에 자는 나쁜 사이클의 반복.
밤 10시부터 7시까지 잔 1호와 2호는 낮에 너무 쌩쌩하고 수업시간의 집중도가 높다. 잘만큼 잤으니 에너지가 넘친다. 며칠 전 1호는 많이 자는 것이 친구들 사이에 자랑이라며 우쭐댄다. 공부를 너무 많이 안 하고 잔단 말이다. 그것도 중1 아이가 말이다. 다른 친구들은 학원셔틀을 마치고 10시 넘어서 온다면서. 1호야~ 너에게도 그럴 날이 올 거야. 아직은 좀 더 자는 시간을 확보하자. 푹 자고 집중하는 편이 아직은 너한테 유리할 거야.
그러나 여기에도 한 가지 단점이 있다. 그것은 나 또한 10시면 졸음이 몰려온다는 거다. 다 큰 어른이 11시를 넘기기가 힘들다. 세상에서 가장 무겁다는 눈꺼풀이라는 말은 정말이다.
언젠가 미라클모닝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정말이지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있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생활하는 아침형 인간들은 잠을 줄이면서 하루를 꽉 채우는 줄 알았는데, 수면시간을 확보한 채 새벽기상을 한다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 하는 것이다.
우연찮게 얻어걸린 거지만 나 잘하고 있었구나. 가장 좋아하는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을 언제나 재방송으로 보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