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쓰겠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기나긴 시간이 흐르고 나서도 그 물건이 제 용도로 쓰이지 못하는 경우는 아주 많다. 모두에게 적용되는지는 모른겠지만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그렇다.
언젠가는 쓰겠지.
언젠가는 쓸지도 몰라.
언젠가는 쓸 수도 있으니 버리면 안 돼.
이런 생각은 나를 물욕이 많은 사람으로 만든다. 1년이 넘도록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알고 있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은 나지만 최소한 맥시멀리스트는 되고 싶지 않다. 돈이 흔하고 물건이 흔한 세상이다. 살고 보니 세상에서 돈 버는 것이 가장 힘들고, 돈 쓰는 것이 가장 재미있더라.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편한 것을 찾는 것이 사람의 본성일터이니 자꾸만 물건을 구입하게 된다. 여기에 홈쇼핑이 한몫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맞벌이의 고단함으로 살림을 아주 열심히는 못 하고 있다. 내가 한 집밥에 질려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빈도가 늘어나던 시점이다. 플라스틱 그릇에 음식이 담겨서 온다. 하물며 이것은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단다. 배달된 음식을 담는 단 한 번의 사용으로 그냥 버려지기에는 너무 잘 만들어졌단 말이지. 다음에 또 쓸 수도 있으니까 일단 보관하자는 생각에 그릇이 자꾸만 쌓여서 10개가 넘어간다. 다음에 놀러 갈 때 과일 같은 것을 넣어서 먹고 올 때 버리고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하나씩 차곡차곡 모아놓았던 거다. 이렇게나 많이 공간을 차자하다니. 이렇게 모아놓은 플라스틱 그릇은 단 한 번도 다른 용도로 사용한 적이 없다.
언젠가는 쓰겠지라는 생각은 틀렸다. 그놈의 '언젠가'라는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마 나중에라도 그런 시간은 오지 않을 것 같다. 어디 이런 물건이 하나 둘이랴. 집안은 물건으로 가득차고 있다. 정말로 언젠가는 쓸 수 있는 물건도 있겠다. 하지만 수많은 물건은 내가 살고 있는 집의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는 정리를 해야겠다. 미니멀리즘인척 하기 너무 힘들다. 물건을 덜 사기 힘들다면 가끔은 정리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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