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집공부를 할 때면 남편의 서운함 섞인 말이 들려올 때가 있다. 2호도 신경쓰라는.
남매 중 첫째인 나는, 삼형제 중 막내인 남편과 결혼을 했다. 뭐든 처음 새것을 사서 쓰던 나였고, 뭐든 물려받아서만 쓰던 남편이었다. 남편은 막내라 그런지 내심 서운하게 자라온 듯하다.
옷가지들은 1호는 아들, 2호는 딸이어서 물려줄 필요없는게 다행이었다.
이제 중1인 1호 공부에, 학원에 알아볼게 너무 많다. 거의 1호 위주다.
두 번 간 국어학원에 적응 중인 1호를 챙기는데, 또 내 옆구리를 찌른다. 2호를 챙겨주라는거.
여보세요~ 둘째는 알아서 잘 크거든요.
1호에게는 미안하지만 너는 나에게 일종의 실험대상이다. 이것저것 다 시켜본다. 영어책도 이것 읽혀봤다, 저것도 읽혀보고. 수학문제집도 별거 다 풀려봤다. 중간에 망한 문제집이 한 둘이 아니다. 풀기 싫다는 거, 구성이 별로라는거. 이거저거 다 제끼고 딱 괜찮은 것만 2호한테 준다. 2호에게는 왠만해서는 들어 먹힌다. 싫다고 안 한다는 거는 한 두 개다.
그리고 둘째는 상황을 주시한다. 아~ 나도 이제 곧 국어학원을 다니겠구나 라는 걸 감지한다. 1호에게 일어나는 일은 2호에게도 일어날 일이라는 걸. 그래서 1호를 설득시켜 학원을 보내는데 며칠을 공을 들였다면, 2호는 하루면 된다.
여보~ 난 한놈만 패. 둘째는 그냥 가더라고. 이러니 막내들은 발로 키운다고 하나봐. 노하우가 쌓인단 말이지. 걱정마요. 둘 다 우리 새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