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찜기를 구매했다. 인터넷의 설명에 따르면 계란뿐 아니라 야채, 만두 등 많은 것을 찔 수 있다고 한다. 이름하여 만능 찜기다. 나는 미니멀라이프를 살고 싶은 맥시멀리스트다. 집에 온갖 물건이 넘쳐난다. 따뜻한 봄이 되면 필요 없는 물건을 정리하기도 한다.
신은 나에게 하나 빼먹고 주지 않은 것이 있으니 바로 요리 실력이다. 입으로는 맛있는 것을 잘도 먹는데 손으로는 빼어나게 훌륭한 음식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계란을 삶는 것조차도. 편수냄비에 계란을 삶으면 꼭 하나는 깨진다. 나도 도자기처럼 뽀얀 속살을 드러낸 잘 까진 계란을 먹고 싶다.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먹을 계란을 삶을 때면 나의 첫 번째 입에 들어가는 계란은 대부분 깨진 달걀이다. 계란을 삶다 보면 중간에 계란 하나가 깨지는데 그 사이에 물이 살짝 들어가서 맛이 밍밍한 계란이 된다.
중년은 계란이라는 말을 들었다. 다른 단백질 식품보다 계란은 흡수율이 높아서 중년에 권장되는 완전식품이란다. 더군다나 마흔의 중반이 넘어가니 약간의 공복혈당장애가 동반된 삶을 살고 있다. 계란은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작년에 가정용 천국의 계단을 사려고 할 때 남편이 당근에 팔 거냐고 물었다. 그럴 리가. 운동을 하리라 굳게 마음먹었고 지금도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 가끔 운동을 게을리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남편이 잔소리를 할까 봐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
이번에 계란찜기를 산다고 하니 진짜로 찜기가 필요하냐고 하더라. 우리는 중년이니 꼭 필요하다고, 자주 쓸 거라고 다짐을 했다. 계란을 자주 쪄먹는 삶이 일상이 될 것 같다.
(계란찜기 사용 후기)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이토록 편리할 줄은 몰랐네요. 냉장고에서 계란을 꺼내 씻은 후 계란을 찜기에 올리고 타이머만 세팅하면 계란이 쪄진답니다. 중간에 계란이 깨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요. 중간에 잘 익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되네요. 그리고 계란이 하나도 깨지지 않았어요. 청소기를 스르륵 돌리는 동안에 계란이 다 쪄졌어요. 나름 멀티플레이어라고 우겨봅니다.
이렇게 좀 더 느슨하게 살림을 해봅니다.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39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