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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ug 22. 2016

세계 문화유산 창덕궁, 그리고 삼청공원 산책

돈화문, 진선문, 금천교, 인정전, 대조전, 성전각, 동양화, 한국화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날은 여전히 불볕이다.

도대체 가을은 오지 않을 생각인가 보다.

시내를 지나쳐 가면서 땡볕이 너무 어지러워 작은 구멍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베어 문다. 너무 달아서 쓴 맛이 느껴지지만 입안에 물고 있으니 세상이 이도공간으로 느껴진다. 내 내장 속과 내 피부가 다른 공간에 있다.

이제 열흘이면 그리워질 수도 있는 뜨거운 여름이다.

벌써 올해 더위로 병원에 실려간 사람이 엄청나며, 재해 수준에 이를 정도로 역대 두 번째 폭염이라는데 그냥 견디면 견뎌지기도 하니 나는 은근히 무딘사람인가 보다.    



창덕궁 앞에 도착하니 많은 외국인과 한복을 입은 한국인이 어우러져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창덕궁은 종묘랑 달리 시간제 입장이 아니라 자율 입장이지만 해설사분의 설명을 들으며 움직이면 더욱 궁 역사의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3시 30분 시작하는 해설사 설명을 들으며 시작을 했다.

우선 '창덕궁'은 임진왜란 때 모든 궁이 전소되어 재건을 하려는데 경제적인 이유로 작은 창덕궁을 먼저 재건하여 왕들과 신하들이 지내왔는데 그게 경복궁보다 훨씬 오래되었고 왕들의 사랑을 받아왔기에 여러 문화재적 가치를 따져 5대 궁중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에 등제되었다고 한다.    



입구에 들어오면서 보이는 ‘돈화문‘은 문이 다섯 개인데 양쪽 끝 문을 없애 문을 세개로 사용되고 있었다. 중국 황제의 자금성 입구가 문이 다섯 개인데 이게 외교적으로 문제가 되어 문 두 개를 없애 외교문제를 잠재웠다고 한다.

그 ‘돈화문‘을 지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 금천교‘를 건넌다.

건너자마자 ‘진선문’이라는 문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과거 신문고가 있었는데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와서 자신의 억울한 부분을 하소연하는 공간이었으나 현재는 북이 떼어져 있다고 한다.     



왕이 일을 보던 ‘인정전’은 앞쪽에 품계석이 있는데 원래는 없었으나 정조 임금이 어수선하므로 열을 맞춰 서게 함으로 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정전 내부 디자인은 근대를 연상시킬 만큼 샹들리에가 멋들어진 장식으로 이루어졌고, 위층 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며, 왕의 자리는 신비감을 더하기 위해 병풍 뒤쪽 문으로 나오는 드라마틱함도 갖추었다고 한다.  

바닥의 돌들은 홈이 파져 있어 소리가 더 잘 울리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대조전’으로 옮기면 대조전은 왕과 왕비가 생활하던 공간인데 왕의 공간과 왕비의 공간이 있고 그 옆으로 작은 공간이 조선왕조의 마지막 회의가 있었던 곳이어서 유서가 깊은 곳이었다.    

뒤 공간의 벽에 그림은 일본 화가가 그림을 그리도록 압력을 받았으나 왕이 그림만이라도 조선의 그림을 보고 싶어 해 조선 화가의 작품으로 되어 있다.    

왕세자가 공부하고 놀던 곳인 ‘성전각’은 이름도 왕이 어렸을 때 쓴 글씨가 현판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그 앞의 누각은 공사를 지시한 왕이 그 앞을 지날 때 가뭄이던 날씨에 크게 비가 내렸다 하여 비가 내리는 누각이란 명칭을 달았다고 한다.    


후원 입구를 지나 ‘낙선재‘에 도달하니 문에서 본 건물들의 자태가 아름답다.

요즘 한참 ‘덕혜옹주’란 영화가 상영 중인데 덕혜옹주가 일본인과 결혼하고 딸이 행방불명된 뒤 정신병원에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다른 곳과 다르게 낙선재는 채색을 하지 않고 그냥 나무와 돌과 구운 기와로 이루어진 하지만 그 자태는 어느 공간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해설사분의 수고가 끝나자 나는 자리를 잡고 스케치를 시작한다.

더 아름답게 보이는 공간도 있지만 사진으로 찍고, 조금이라도 시원한 마룻바닥 턱에 앉아

작업한다. 지나가던 모로코 아가씨가 관심을 갖더니 스페인에 오면 자신들의 전통 양식을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방해하지 않기 위해 간다고 조용히 사라진다.

스페인에 가면 모로코 양식 건물을 찾아봐야겠다.            

시간이 되어 나와서 북촌 한옥마을을 지나 어둑해질 무렵 ‘삼청동 공원‘에 도착한다.

지도를 보고 한 바퀴 돌아본다.

저녁의 차분해진 공기와 함께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숲 속의 아름다운 시간은 시원한 숲 바람과 함께 흘러 다닌다.

가을을 재촉하고 있는 것처럼....    

        

201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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