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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ug 29. 2016

금강산 지류, DMZ경계 '두타연'에서 그리고,쌍무지개

양구, 금강산, 두타연, 하야교 삼거리, 계곡, 동양화, 한국화, 스케치

http://cafe.naver.com//hongikgaepo

오랜만에 여름과 가을의 경계 없이 갑자기 맞이한 계절, 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을을 만끽하고 싶었다.

그래서 붉은색이 제일 먼저 내리는 북으로 북으로 생각하다 휴전선 근처 '금강산'까지 31킬로 걸리는 '두타연'으로 트레킹 하러 나섰다.


오랜만에 새벽같이 일어나려니 잠과의 싸움이 문제였다.

새벽에 일어나 빠듯한 시간을 쪼개서 준비한 다음, 제법 차갑기도 한 기분 좋은 묵직한 바람을 맞으며 차에 올랐다. 잠깐 눈을 붙이고 나니 창밖에는 비가 온다.

쓸 일이 있을까 싶어 구석에 넣어놓은 우의를 쓰게돼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단체로 신고를 하고, 지도를 챙긴다.  

초입에서 해설사분이 비를 맞으며 설명을 해주시는데 길은 왕복으로 다녀오게 되어있다.

그 길에 '조각공원'이 있고, 조각들이 평화와 통일과 실향에 대한 의미로 이루어져 있다.

잠깐 걸으니 얼마지 않아 '정자'가 나오고 '두타연'이 보인다. 거세게 흐르는 폭포는 소리마저도 웅장하다.

'두타연'에서 흐르는 물은 '금강산'에서부터 흐른다. '금강산'의 지류인 샘이다. 그 맑고 깨끗한 물이 소용돌이치면서 폭포를 이루고, 소리를 만들고, 보는 사람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니 폭포의 모습이 숨겨져 하얀 줄기에 무지갯빛 수면을 이루고, 그 아름다움은 이런 공간에 갑자기 떡 이렇게 있어도 되는가 싶다. 출렁다리를 건너 숲길을 지나 다시 건너편 상단부에 오르니 그쪽에선 많은 부분이 가려져 소리로 유추할 수밖에 없다. 다시 숲길을 지나 징검다리를 건너 올라가니 트레킹 코스의 시작이다

임도처럼 생긴 길을 걷는다. 길은 그냥 시골길처럼 생겼다. 하지만 양옆엔 지뢰 매설의 경계문구가 무섭게 경고하고 있다. 조금 걸어가자니 숲길이 나온다. 그 숲길을 따라 물소리를 들으며 걸어 올라가니 다리가 나온다. 바닥이 일부분 유리로 흐르는 물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지만 비가 흘러 용도대로 쓰지 못하게 되어있다. 갖가지 이름 모를 꽃들이 지뢰 표지판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다시 두 번째 숲길과 두 번째 다를 건너니 물이 점점 깊어진다.

목적하는 '금강산'으로 가는 길이 있는 '하야교 3거리'에 도착한다. 금강산까지 31킬로, 멀지 않은 거리다. 그 거리에 '금강산'이 있다니 우린 언젠가 통일되어 이길로 금강산을 왕래할 수 있을 거다.

막아져 있는 길을 한참 쳐다보고 있다가 다시 되돌아간다.


처음 그 자리로 가 바로 여장을 풀어 스케치한다.

잠깐 그쳤던 비가 후드득 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우산을 받쳐 들고 그리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여유가 있어 위에서 본 물의 괴성을 그려내다가 내려가 연못을 이루고 있는 두타연 정면을 바라보고 그려낸다.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내니 시간이 훌쩍 지나 모자란다. 버스로 가 출발한다.  

잠깐 잠들었을까? 도로는 주차장이다.

경춘고속도로를 간신히 빠져나와 경춘가도를 달린다. 그나마 속도가 난다.

산에는 구름이 머물러 있고, 창밖으로 '쌍무지개'가 떠서 오늘 여행은 무언가 행운에 가득 차게 해준다.

201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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