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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Aug 31. 2016

송탄, 부대찌개의 고향.. 하지만 여전히 배고픈

부대찌개, 송탄역, 국제시장, 김네집, 소나기, 남산동, 튀김봉지, 미군


        

송탄의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시간이 맞아 산보라도 할 겸 “송탄역“이란 곳으로 이른 아점을 먹고 지하철을 타고 출발한다.

시원한 바람이 구름과 함께 어우러져 그냥 이런 날씨로 일 년 내내 고정할 순 없을까 하는 기분이었다.

걷는 길가의 대추들이 토실토실 살이 찌는 가을이다. 

'신창행'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잘못 타서 인천으로 갈뻔했다. 부천에서 다시 돌아와 수원을 지나 오산을 지나 '송탄역'에 내린다.        

'송탄역'에 나와 있는 근 1년 만에 보는 지인을 만나 근황을 이야기하고 무작정 걸었다.

걸으면서 길에 말려 있는 여주를 보고, 가을을 깊히 느끼며, 버스 정류장을 지나 “국제 시장“으로 가기로 한다.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냥 큰 기대없이 동네 사람과 함께 마실 가듯이 걷는다.

군부대가 있다. 정문에서 사진을 찍는데 정문을 지키던 의경이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청해서 바로 삭제한다.

담너머 미군들이 있는 곳은 주소도 미국의 지명을 사용한다던데, 그들의 존재가 불편하면서도 든든한 건 분단 중인 우리나라의 아픔인 것 같다.            


그 앞으로 펼쳐진 ‘국제 시장 거리’를 걷는다.

마치 외국의 거리에 온 듯 서울 이태원을 걷는 듯 외국어로 만들어진 간판들과 외국인 편의의 상점들로 가득했다. 음식점도 프랑스 음식점과 인도 음식점 등 다양한 음식점이 있지만 그래도 송탄 하면 생각나는 음식이 ‘부대찌개’가 생각나기에 동네를 돌고 나서 제일 핫하다는 '김네집' 부대찌개 집으로 가기로 했다.

목이 말라 카페에 들러 음료를 마시며 거리를 걷는데 철길이 건물 사이로 나 있어 재미있는 그 길을 따라 걷는다. 철길은 비상시에만 쓰거나 안 쓰게 된 길인 듯했는데 그 길 따라 벽화와 재미있는 공간들이 생겨 있었다.

그 길을 되돌아와 언덕배기로 넘어간다.

그곳 이름은 서울의 남산과 같은 이름의 ‘남산동’ 그리고 벽화도 있어 나름 재미있게 사진도 찍을 수 있는 곳이었다. 그 길을 따라 걷다가 부대 근처의 길을 따라 걷는다.

집과 집 사이에 텃밭이 있기도 했는데 그 텃밭에는 옥수수와 수수와 깻잎 등 소소한 작물들이 길러지고 있었고, 그 아기자기한 작물을 둘러보다가 막다른 길로 걷는다.

약간 야산 같은 그곳에 누군가 닭을 기르고 계시는데 그 앞에 감나무의 감은 벌써 빨갛게 익어서 맛을 볼 수 있었다. 그냥 야생 감이라 맛은 그리 달지 않았으나 올해 최초의 감을 먹은 듯했다.

되돌아나와 부대찌개를 먹으러 가는데 언덕배기에 송탄의 제일 넓고 큰 공간이 보인다.

그곳에서 송탄의 지도를 보며 재미있는 공간을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하던 중 시원한 바람과 함께 소나기가 지나간다.          

모든 여행의 백미는 먹는 것이라고 했나?

배가 고파와짐에 슬슬 부대찌개 집으로 향한다.

아직 이른 저녁이라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무언가 맛집의 포스가 느껴지는 구석 공간에서 부대찌개가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왜 이리 포장 손님은 많던지...

빨리 먹을 생각에 사진은 한 장밖에 찍지 못했지만 맛있는 부대찌개에 송탄의 모든 것이 들어 있는 듯했다. 

부대찌개를 먹고 나오면서 조금 덜찬 배를 '튀김봉지'로 채워주고, 송탄의 언덕배기 동네로 돌아서 저녁의 색을 맛보며 아름다운 하늘과 정겨운 동네의 모습을 눈에 가슴에 담고 역으로 내려와 서울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201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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