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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Nov 07. 2016

망각의 강을 따라 붉은빛 가을 단풍과 '강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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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naver.com/hongikgaepo

가을 날씨가 변덕스럽다.

며칠간 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가 다시 날씨가 더워진다. 지구 온난화가 영향을 주긴 주는가 보다. 

새벽 공기도 전주와 달리 춥지 않고 오히려 시원하기만 하다. 이러다가 갑자기 눈발이 날리겠지.. 

시간은 망각을 따라 빨리빨리 흘러간다, 저 흐르는 한강물처럼, 


버스를 타고,  새벽길을 달린다. 서울의 나무들도 붉게 노랗게 물들어 이젠 누가 뭐래도 가을의 모습을 차리고 있다. 예쁜 가을을 두고, 다른 가을을 찾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지만 서울보다 다른 곳의 아름다움도 놓치기 싫어 의도치 않는 외도를 하게 된다. 

버스가 달리는 길은 온통 가을의 한가운데 있다.

'강천산'의 들머리는 '금성산성'의 입구에서 시작한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순창과 담양의 경계에 있어 따뜻한 햇볕이 가을 대숲을 가로지르며 산 이 외딴곳에서까지 따뜻한 남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오르는 길은 가을보다는 봄에 가깝게 느껴진다. 산성의 입구 내남문에 이르러 사과 하나를 씹는다. 향긋한 사과 내음과 함께 산성에 정취는 둘레길 걷는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한층 여유로와진 기분으로  산의 정상 '왕자봉'은 다음에 가고 '비룡폭포'와 '구장군 폭포'가 있는 아랫길로 움직이기로 한다. 



 


'내남문'에서 '동문'으로 바로 움직여 '안부 삼거리'에서 '비룡폭포'방향으로 가는 길은 조금씩 물들어 빛과 어우러진 가을을 보여주고 있다. 가까운 사람들을 데려 와서 보여주고픈 아름다운 가을색이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 색을 느끼면 그만인 것을..... 

계곡을 따라 가을에 풍덩 빠진 기분이다.

'비룡폭포'는 음습한 곳으로 50미터쯤 따로 들어가야 나오는 폭포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려 하지 않고 지나쳐 가는데 나와 친구는 폭포를 오늘의 목표로 삼았기에 서슴없이 올라간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최근 가물었기에 말라있는 폭포의 모습에 실망되었지만 어머니 자궁과도 같은 아늑한 공간에 머물러 도시락을 풀어 배를 채우게 됐다. 수량이 많았다면 무척 아름다웠겠지만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기에 아쉬움을 남기고 내려간다. 


 






더 밑으로 내려가니 약수터가 있고 근사한 다리가 있다. 약수를 한잔 하고 나니 위쪽 계곡으로 물이 흘러넘치는 게 보인다. 그쪽으로 잠시 올라가 사진을 찍고, 단풍으로 화려한 임도길을 걷는다. 

오른쪽 계곡으론 붉은색이 눈을 화려하게 하다가 '구장군 폭포'에 시선이 멈춘다..... 

양쪽에서 힘차게 흘러내리는 물은 마치 선녀가 양쪽 저고리를 너풀거리듯 아름다운 흰 물줄기를 흔들어대고 있었고, 그 모습에 홀려 친구를 먼저 보내고 물감을 펼치고 있었다. 포토라인에서 그리면 민폐가 될 것 같아 조금 떨어져 오른쪽 폭포를 그리다 왼쪽 폭포가 아쉬워할 것 같아 종이를 덧대어 양쪽을 다 그려낸다. 

가을은 정말 색의 잔치인 것 같다.

 짜있는 물감을 한 가지도 빠지지 않고 다 쓴 것 같다. 

나름 만족감을 가지고 자존감을 고취시킨 후 그림을 촬영한 후 조금  서둘러 붉은 계곡으로 흘러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가니 '현수교'를 지나 '강천사'가 나온다. 담과 문도 제대로 없지만 대웅전과 부속건물은 나름 갖추었기에 불자들의 방문도 많아 보인다. 한참을 내려가 또 다른 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이름하여 '병풍폭포'다.  물이 시원하게 넓게 펼쳐내려 와 마치 병풍과도 같이 시원하게 눈을 적셔준다. 아이들을 찍어주려 서두르는 젊은 부모의 욕심이 예쁘다. 다리들을 건너 매표소가 나오고 4시경이 되었는데도 단풍을 즐기려는 인파들이 계속 입장한다.   


산에는 붉은 물이 넘쳐 내리고, 그 물속으로 무지갯빛 사람들이 넘실대며 마중들 간다. 


2017.11.6 

+대둔산을 가던 산우들의 버스가 오늘 아침 교통사고로 인하여 다수의 사망자와 다친 분들이 생기셨다고 한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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