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태연 Aug 01. 2015

강화도 교동도, 북이 보이는 섬  나들길 10코스

최북단, 버스로 갈 수 있는 섬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대룡시장-난정 양수장-난정저수지-한증막-수정산-금정굴-애기봉-죽산포-머르메-미곡종합처리장-대룡시장

 



 '교동도'에는 아직 시골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 산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인사를 하면 반겨주시는 분들과 모른척하시는 두부류로 나뉜다.

외지인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반가운 분들도 있고, 불편한 분들도 있을게다. 그분들의 시선에 크게 의식하지 않고 고분고분한 맘으로 대룡시장으로부터 시작한 '교동평야'를 가로지르는 나들길을 시작했다.  

평야는 말 그대로 논과 그리고 논 그리고 또 논이었다.

하지만 그 논들이 우리가 먹는 쌀을 생산하는 중요한 공장 역할을 하는 곳이니 들판을 달리는 것과 달랐다.
어르신들은 옆으로 난 도랑으로 물들을 대시느라 바쁜 듯하셨다.
나중에 보니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 가뭄으로 고생하시는 것 같았다.


 


도랑으로 청개구리가 느릿하게 헤엄치며, 물의 부족을 이야기하고, 길가에 사고가 난듯한 뱀은 올해 첫 뱀이었지만 시선을 마주치지는 않았다. 다리 밑에는 적고 뜨거워진 물때문에 죽어가는 물고기들이 수백 마리가 꿈틀대고 근처에는 이미 말라 죽은 물고기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2시간여를 교동평야를 가로질러 가니 '난정 저수지'가 보였다.

저수지 바닥은 말라있었고, 부분 부분 남아있는 물을 끌어올려 각자 논에 대기가 바빴다. 일손을 도와 드리고 싶었으나 외지에서 온 아무것도 모르는 자가 오히려 일을 망칠까 두려워 조용히 저수지길을 걸었다.




수정산으로 올라가니 조선시대 한증막이 재건되어 있었고, 거기서 점심을 먹은 후 수정산 정상으로 갔다.
정상에서는 시원한 시야가 보이지 않았으나 초입에서 마주친 청사로 인해 서늘함을 느끼게 됐다.

산을 넘어 마을로 올라가는데 보이는 집의 모습이 아름다워 길가에 가방을 내려 놓고 스케치를 시작했다. 한참을 스케치 후 길을 따라 가다가  '금정굴'을 찾는데 어디도 굴이 있을만한 곳이 없다.

군청에 전화를 하니 금정굴은 굴의 이름이 아니라 마을의 이름이란다.

이야기 들은데로 조금 돌아서 애기봉을 지나 죽산포에 이르르니 배 한 척이 머물러 있고 새우를 팔고 있다. 쓸쓸해 보이는 배....



바다를 따라서 걷고 또 걷다 보니 이 길은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지 길들에 풀이 무성하다. 인기척도 없고..
머르메를 찾다가 지도를 보니 빈장산으로 넘어가고 있어 되돌아와 교동서로로 가로지르는 마을로 들어 선다. 대로변에 강화도 전통가옥인듯한 폐가가 아름다워 도로가에 자리를 펴고 집을 그리니 마을 사람들이 관심 있게 봐 주신다.


교동 서로를 타고, 교동평야를 가로지르며 떨어지는 낙조를 보니 태양은 바닷속으로 빠지지도 산 너머로 사라지지도 않고 땅으로 꺼진다.. 아주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렇게 평야에 떨어지는 불구덩이를 바라보다가 조심히 서울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2015.05.31




이전 18화 강화도, 교동도-다을새길 나들길 9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